두산, 실적·재무건전성 회복세 뚜렷…'체질 개선'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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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실적·재무건전성 회복세 뚜렷…'체질 개선'에 속도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2월 22일 07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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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에너빌리티가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한 8MW 해상풍력발전기 전경.
두산에너빌리티가 전라남도 영광군 백수읍 국가풍력실증센터에 설치한 8MW 해상풍력발전기 전경.

컨슈머타임스 박준응 기자 | 두산그룹은 지난해 23개월 만에 채권단 관리를 끝내고, 3년 만에 1조원대 영업이익을 회복했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채권단 관리 이전 수준으로 개선됐다. 두산밥캣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일단 한시름 놓은 만큼, 올해는 체질 개선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538억원, 영업이익 1조1283억원을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채권단 관리에 넘겨지며 대규모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야 했던 2020년 수준을 회복했다.

재무건전성도 회복세가 뚜렷하다. 지표도 2020년 292.0%에 달했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156.0%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순차입금 규모도 2020년 8조8217억원에서 지난해 4조527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사업을 통해 수익을 내고, 그 수익으로 채무를 상환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는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선순환'을 계열사 한 곳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해 연결기준 1조10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그 중 1조71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자회사 두산밥캣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같은 기간 에너빌리티 부문에서 1673억원, 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각각 전년 대비 약 30%, 60% 줄어든 수치다. ㈜두산도 연결기준 1조1283억원의 영업이익 중 자체사업에서 낸 영업이익은 1134억원에 불과하다.

재계 관계자는 "두산이 원전 사업 재개, 건설기계 사업 호조 등에 힘입어 지난해 좋은 실적을 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며 "미래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은 성장성은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당분간은 핵심 자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인 사업 전망은 밝다. 방향성이 명확하고, 수익구조 다변화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두산그룹은 올 초 ㈜두산 기업설명회를 통해 "비핵심 사업군을 정리하고 에너지/기계/반도체&첨단사업 3개축으로 대표되는 사업 구조로 재편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기존 핵심사업인 건설기계 사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원자력·수소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과 협동로봇·드론 등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두산은 전자BG가 견조한 실적 흐름을 유지하는 가운데, 두산로보틱스(협동로봇),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물류 자동화),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수소드론) 등 신사업 자회사를 중심으로 첨단산업 분야 시장 선점에 주력 중이다. 세 자회사의 합산 매출은 지난해 기준 1211억원으로 아직 매출 규모는 미미하지만, 3년 전인 2019년만 해도 236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장세는 매우 가파르다. 올해도 높은 성장률이 기대된다. 증권업계에서 추산하는 올해 합산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는 1500억원 수준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익성이 낮은 EPC에서 수익성이 높은 기자재 분야로 중심을 옮기며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자로(SMR), 가스/수소터빈, 해상풍력 등 차세대 에너지 사업에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가는 한편, 수주활동에 주력하며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가고 있다.

SMR 사업에서는 미국 뉴스케일파워와의 파트너십에 기대를 걸고 있다. 뉴스케일파워는 지난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유일하게 표준설계인증을 취득한 기업이다. 2029년을 목표로 발전소 가동을 추진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올 하반기 중 뉴스케일파워에 공급할 SMR 본제품 제작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와 지분투자 및 SMR 핵심 기자재 공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등 글로벌 SMR 파운드리로서의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가스/수소터빈 분야에서는 올해 사업적으로 의미 있는 한 발을 내딛는다. 김포열병합 발전소에 설치한 270MW급 가스터빈을 연내 상업 운전할 예정으로, 이를 기반 삼아 국내, 북미, 사우디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수소터빈 기술 확보를 위한 산학협력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차세대 친환경 발전사업으로 주목받는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파트너십 구축에 한창이다. 올 초 독일 해상풍력 기업 지멘스가메사(SGRE)와 전략적 협력을 위한 '기본 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했다. 덴마크 해상풍력 기업 오스테드(Orsted)와도 연내 기본 합의서 체결을 목표로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수주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올해 수주목표액으로 전년(7조5842억원) 대비 13.5% 증가한 8조6089억원을 제시했다. 이 중 가스터빈. 연료전지, 수소,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총 1조3000억원 수준의 수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가스터빈 시장에서 연간 약 6000억원, 풍력 시장에서는 연간 약 9000억원의 기자재 수주가 예상된다"며 "이를 통해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 성장성, 수익성 등 수주의 질적 개선도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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