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미래 먹거리 '바이오·전지소재'서 사업기반 확보 잰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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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미래 먹거리 '바이오·전지소재'서 사업기반 확보 잰걸음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2월 20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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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월드타워 전경
롯데월드타워 전경

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최근 주력인 유통과 화학 부문에서 모두 고전 중인 롯데그룹이 최근 신규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바이오와 전지소재 사업에도 연초부터 부쩍 속도가 붙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 394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90%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2978억원으로 오히려 적자 폭이 확대됐다. 롯데쇼핑은 2017년부터 6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중국 한한령의 직격탄을 맞은 이후 코로나19 이슈까지 겹치며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출범 이후 처음으로 영업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롯데케미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7584억원에 달했다. 중국의 봉쇄정책,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글로벌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황이 전반적으로 악화한 영향이다. 기초소재 사업부문(영업손실 5541억원)과 주력 자회사 LC타이탄(영업손실 2952억원)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 크다.

이처럼 롯데가 주춤하고 있는 것은 사업구조 전환이 늦어진 영향이 크다. 롯데와 어깨를 나란히 하던 다른 대기업들이 일찌감치 배터리, 전장, 바이오 등 신사업 분야로 눈을 돌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때, 롯데는 그룹 안팎의 여건으로 인해 경기 민감도가 높은 유통, 화학 부문의 의존도를 높일 수밖에 없었던 탓이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가 침체돼 주력 사업이 부진할 때는 업황 사이클이 다르게 도는 신규 사업에서 실적이 올라와야 그룹 전체적으로 버틸 힘이 생긴다"며 "롯데의 경우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상 흐름이 좋을 때는 계열사끼리 시너지를 내며 상승세를 탈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

하지만 올해 롯데의 행보는 예년과 다르다. 전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 신사업의 비중을 높여가고 있는 모습이다.

신동빈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생존을 위해 자기 혁신은 필수 불가결하다"며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실적 개선에 집중하기보다 기존의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
롯데바이오로직스 시러큐스 공장 전경

롯데의 신사업 구상의 선봉에서 '혁신'을 이끌고 있는 기업은 롯데바이오로직스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글로벌 톱10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최근 사업기반 확보에 주력 중이다.

사업의 근간인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이하 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은 인수절차를 완료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생산활동을 시작했다. 인수 계약 당시 BMS로부터 최소 3년간 2억2000만달러(약 2400억원) 상당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CMO) 물량을 확보해, 올해부터 매출도 바로 발생한다. 이외 추가 수주를 위해 올해 6월 BioUSA, 11월 독일 세계제약전시회(CPHI) 등 국제 제약·바이오 행사에도 연이어 참석할 예정이다.

시러큐스 공장을 중심으로 초기 CMO 위주의 사업을 진행하다 CDMO 사업으로 방향을 확대해간다는 전략이다. 향후 세포치료제를 비롯해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결합체(ADC) 신약 등의 생산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10일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 아시아태평양 트랙에서 2030년까지 총 30억달러를 투자해 3개의 메가 플랜트, 총 36만ℓ의 항체 의약품 생산 규모를 국내에 갖춘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 3일 송도국제도시에 메가 플랜트 설립을 위한 사업의향서도 제출했다.

올해 착공을 시작해, 2025년 하반기 준공, 2026년 하반기 GMP 승인을 거쳐 2027년 상업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2034년까지 3개의 메가 플랜트를 완전 가동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이 플랜트를 중심으로 롯데바이오캠퍼스를 조성, 신약 연구개발의 메카로 발전시켜나간다는 전략이다.

화학 부문에서는 최근 배터리 사업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그 기반산업인 전지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양극박, 동박, 전해액 유기용매 4종(EC, DMC, EMC, DEC), 분리막 소재(PE) 등 핵심 전지소재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촘촘하게 구축하고 있다. 미국, 유럽 등 친환경 전기차 배터리 소재 해외시장 확대를 통해 글로벌 배터리 소재 선도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작업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지난해 기준 국내 동박 생산 1위의 알짜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이달 중 지분 인수 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전지소재사업에서 2030년까지 총 4조원을 투자해 연간 매출액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번 인수가 잘 마무리되면 목표를 조기 달성할 뿐만 아니라 매출 규모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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