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건설부문, 유동성 파고 넘어 '친환경 디벨로퍼' 안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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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건설부문, 유동성 파고 넘어 '친환경 디벨로퍼' 안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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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건설이 한화 건설부문으로 새출발했다. 오른쪽은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이사 사장.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한화건설이 지난 1일 한화에 합병되며 '한화 건설부문'으로 새출발했다. 3분기에도 안정적 수익구조를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문제는 경기 불황에 따른 건설업계 전반의 유동성 위기와 마주했다는 점이다. 내실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그린인프라 디벨로퍼로 안착하겠다는 한화 건설부문의 의지가 실현될지 주목된다.

한화 건설부문이 새롭게 출범하면서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처음으로 받아든 성적표는 매출액 9975억원, 영업이익 753억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기간보다 63.1%, 99.1% 개선된 수치였다.

이는 국내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잔고가 매출로 전환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한화건설이 신사업 확장을 위한 '기초체력'을 충분히 쌓아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분기부터 1조8000억원 규모의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 건설공사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인천공항 제2터미널 서편 제3 국제업무지구 430만㎡ 부지에 4단계에 걸쳐 동북아시아 최대 규모의 복합 리조트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아울러 통영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사업, 인천공항 제2터미널 확장공사 등도 매출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관심을 끄는 것은 15조3700억원에 달하는 수주잔고다. 이는 지난 8월말 취임한 김승모 사장이 불과 2개월여 만에 ㈜한화와 한화건설의 통합작업을 마무리하면서 보여준 또 하나의 성과로 풀이된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한화 건설부문은 최근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에서 철수했다.

김 사장은 취임 후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 철수를 결정하고, 지난달 30일 계약을 최종 해지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사업은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km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10만가구 주택과 교육시설, 병원, 경찰서, 도로 등 기반시설을 조성하는데 총 사업비 101억달러(11조3400억원)를 투자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그동안 공사 진행 속도에 비해 제때 돈을 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어 손실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던 상황이다. 앞서 한화건설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받은 공사비와 선수금은 43억2200만달러(6조2000억원)이며 이는 총 사업비의 42.5% 수준이다. 공사미수금은 8136억원에 달한다.

이에 김 사장은 더 큰 손해를 보기 전에 계약을 해지하는 특단의 결정을 내렸다.

한화 건설부문은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4조500억원, 영업이익 2000억원 이상이 목표 실적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50% 늘리고, 영업이익에서 10% 증가시킨 수치다.

실제 올들어 별도기준으로 3분기까지 누적된 실적은 매출 2조6815억원, 영업이익 1808억원으로 연결기준 실적이 공개되면 영업이익은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화 건설부문은 복합개발사업에서 특히 강세를 보이면서 서울역 북부 역세권 개발(2조원), 대전역 역세권 복합개발사업(1조원), 수서역 역세권 복합개발사업(1조2000억원),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2조1600억원) 등이 내년 착공을 목전에 두고 있다.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 조감도.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사업 조감도.

다만 최근 레고랜드발 유동성 위기로 인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축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화건설이 지금까지 복합개발사업에서 강점을 보여 왔으나 최근 들어 이라크 대형 프로젝트를 해지했고, 부동산 PF도 예전 만큼 원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주사와 합병하기 이전 한화건설의 지난해 말 부채 비율이 267.9%였던 데 반해 올해 상반기에 604%까지 치솟은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김승모 사장이 인수합병 마무리 후 "그린 인프라 디벨로퍼 도약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한 만큼 리스크 관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시각도 있다. 외형보다 내실을 다지는 경영활동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한화 건설부문이 그린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위해 힘을 쏟아온 풍력발전과 수처리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먼저 풍력발전 분야는 한화건설 시절인 지난 2020년 풍력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풍력사업실을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충원해 76㎿(메가와트)급 영양풍력발전단지(3.45㎿급 22기)와 25㎿급 제주수망풍력발전단지(3.6급 7기)를 준공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부터 90㎿급 양양수리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해상풍력발전 분야에서는 총사업비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400㎿급 신안우이해상풍력 사업이 대표로 여러 해상풍력사업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화그룹은 김동관 부회장의 주도로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사업의 확대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라며 "그룹의 지원 하에 한화 건설부문이 그룹의 주력사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주춧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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