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푸르밀 될까"…유업계, 생존 위해 '고군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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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푸르밀 될까"…유업계, 생존 위해 '고군분투'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10월 28일 0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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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소비인구 감소·수입유 무관세 도입 등 시장 상황 악화
수익 창출 위해 단백질·식물성음료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주력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45년간 명맥을 이어온 '푸르밀'이 사업을 종료했다. 푸르밀 측은 수년간의 영업적자가 누적되면서 더 이상 사업을 유지하지 어려웠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를 지켜보고 있는 유업계는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푸르밀의 사업 종료 배경은 사측에서 밝힌대로 단순히 영업 적자 누적에 따른 어려움만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푸르밀이 '본업'에만 충실한 나머지 사업 다각화 시기를 놓치면서 수익성이 악화일로를 걸을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다만 유업계에서 우려하는 것은 푸르밀이 맞닥뜨린 위기를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2015년 지역 위주로 사업했던 영남우유 폐업 이후 전국 단위 유제품 기업인 푸르밀까지 문을 닫게 되면서 이러한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유업계가 직면한 근본적인 어려움은 저출생과 인구 감소 등으로 인해 우유 소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8월 인구 동향'을 보면 8월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4% 감소한 2만1758명으로 집계됐다. 동월 기준 역대 최저치다. 이에 따라 합계 출산율도 지난해 0.81명에서 올해 0.7명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 사망자 수는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며 34개월째 인구 자연 감소를 이어갔다.

이처럼 저출생의 여파로 우유의 주 소비층이 급감하면서 국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1년 36.5kg에서 2020년 31.8kg으로 줄어드는 등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이 축소되면서 빈자리는 값싼 수입 우유가 채우기 시작했다. 국내 우유 자급률은 2001년 77%에서 지난해 45%대까지 떨어졌다. 올해 상반기 멸균우유 수입량은 1만4675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2026년부터 우유 및 유제품에 대한 관세가 사라지는 점도 치명적인 위협이다. 2033년엔 호주산, 2034년엔 뉴질랜드산 우유에 대한 관세마저 철폐된다. 수입 멸균우유는 유통기한이 길고 관세가 없으면 국산 우유와 비교해 절반 이상 가격이 저렴해진다.

서울우유, 매일유업 등 유업체들을 이러한 위기타파를 위해 일찍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의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 단백질음료, 식물성음료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서울우유는 아이스크림과 냉동피자, 컵피자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100% 국산 치즈를 활용한 피자·브리또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비요뜨 제품 라인업도 지속 늘려갈 예정이다. 지난 5월 프리미엄 유당 분해 우유 '내 속이 편안한 우유'를 출시하는 등 기능성 제품 출시도 이어가고 있다.

매일유업은 2018년 성인영양식 '셀렉스'를 선보였다. 또 아몬드브리즈로 대체유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출한데 이어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어메이징 오트'를 통해 식물성 음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6월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했고 남양유업을 지난 7월 단백질음료 '테이크핏 밸런스'를 선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유 가격 상승, 재고 관리의 어려움, 저출생, 수입산 우유 무관세 도입 등 업계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때문에 유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과 더불어 수익 창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 등을 위해 노력을 기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푸르밀 사업 종료 이후 업계에 위기감이 감도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최대한 위기 요인들을 방어하면서 시장 확대를 위해 신사업에 역량을 총동원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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