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다시 공공기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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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다시 공공기관 되나
  • 곽호성 기자 apple@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4월 14일 07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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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독립성 지켜야" vs "철저히 감독받아야"
금융감독원 [사진=곽호성 기자]
금융감독원 [사진=곽호성 기자]

[컨슈머타임스 곽호성 기자] 금융권 일각에서 금융감독원(금감원)이 다시 공공기관이 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예측이 나오는 핵심 이유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기재부) 장관 후보자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독립성을 갖고 있어야 하므로 현재의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와 금감원이 제 역할을 다하게 하기 위해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견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0월 국정감사 당시 추경호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라임·옵티머스 사태 관련 금감원의 감독 부실과 기강 해이를 지적하면서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다시 지정하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 기재부가 관리하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공공기관 지정 권한은 기재부가 갖고 있다. 기재부는 매년 초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회의에서 신규 지정·지정 유보·지정 해제 대상 기관을 결정한다. 금융권에선 추 후보자가 기재부 장관이 되면 내년 초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만들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금감원 직원들은 금감원이 공공기관이 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공공기관이 되면 기재부의 관리‧감독을 받게 된다. 금융권 인사들은 금감원이 공공기관이 되면 금감원 직원들이 불편해지고 최악의 경우 급여가 줄어드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구기동 신구대 교수(전 동부증권 자산관리본부장)는 "금감원이 공공기관이 될 경우 금감원 운영에 따른 예산이 금융기관 지원에서 국가 예산지원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추 후보자 등장 이후 금감원 직원들은 다소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추 후보자가 금감원을 그리 좋게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 2009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하지만 2016년 채용 비리 사태 이후 금감원이 다시 공공기관이 돼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 

금융권 인사 중에는 추 후보자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만들고 싶어하는 배경에는 기재부의 막강한 힘이 있다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실제로 기재부는 정부 부처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진 곳이다. 기재부에는 △경제기획 △예산 △금융 △조세 등의 기능이 집중돼 있다. 기재부 장관은 경제부총리도 맡는다. 

기재부 고위관료들은 이런 국가 주요 기능을 처리해봤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 고위관료 출신들이 청와대나 다른 부처의 요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경제계 인사 중에는 이렇게 막강한 기재부 고위 관료들이 금융권에선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금감원을 자기 세력권 안에 넣고 싶어할 것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리고 기재부 고위 관료들이 과거 방만 경영 논란이 있었던 금감원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과거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감원의 갈등도 추 후보자가 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을 주장하는 배경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추 후보자가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있던 지난 2012년 금융위와 금감원은 빈번하게 충돌했었다. 

추 후보자 등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여전히 독립성 유지를 위해 현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금감원의 독립성을 고려해 재지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금감원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공운위는 금감원에게 올해 말까지 상위 직급 61명을 줄이라는 조건을 부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2019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보고한 상위직급 감축 계획을 추진 일정에 따라 차질 없이 이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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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 2022-04-14 08:13:51
공공기관 대찬성! 금감원은 신의 직장이 아니다! 독립성이라는 명목으로 관리 감독을 피해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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