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 호황에 '웃고' 러시아 변수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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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빅3, 수주 호황에 '웃고' 러시아 변수에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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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CI=각 사 제공]
한국조선해양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CI=각 사 제공]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지난달에도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 랠리를 이어가면서 9조원대의 실적을 올렸다. 아울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러시아를 스위프트(SWIFT·국제금융결제망)에서 배제하면서 러시아로부터 선박을 수주한 국내 빅3에 비상이 걸렸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수주한 선박의 규모가 7조~8조원대라 막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국내 조선업계는 이미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총 9조2500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거뒀다.

이같은 성과는 1월부터 꾸준히 수주를 기로한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침묵을 지키던 삼성중공업도 9985억원 규모의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한 것이라 더 큰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28일 아시아 선사와 4271억원 규모의 790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과 더불어 중앙아메리카 선사와 맺은 2700억원 규모의 피더 컨테이너선 6척 건조계약 소식을 알렸다.

이번에 수주한 중형 컨테이너선은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해 2024년에 선사에 인도되고, LNG 이중연료 추진엔진이 탑재돼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만족하는 것이다. 또 피더 컨테이너선은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건조돼 2023년 하반기부터 선주사에 인도된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총 45척, 49억달러(약 5조9000억원)을 기록하면서 연간 목표인 174억4000만달러의 약 28% 수준을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1조8438억원에 달하는 수주 실적을 기록한 상황이다.

빅3 가운데 마수걸이 수주 소식을 고대하던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23일 아프리카 지역 선사로부터 LNG운반선 4척의 건조계약 체결하면서 9985억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조선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올해 조선업의 수주 전망을 LNG운반선의 발주 증가와 경기 회복 등을 이유로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러시아 스위프트 배제'를 촉구하는 독일 시위대. [사진=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러시아 스위프트 배제'를 촉구하는 독일 시위대. [사진=프랑크푸르트 AFP/연합뉴스)

하지만 최근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 변수가 생겼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를 침공한 러시아를 스위프트(SWIFT·국제금융결제망)에서 배제하면서 러시아로부터 선박을 수주한 국내 조선사들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SWIFT는 전 세계 은행 간 송금이 가능한 결제망이다. 국내 기업이 러시아와 수출입 대금을 주고받을 때 주로 사용하게 돼 있어 향후 국내 조선사들이 선박 건조를 완료해도 대금 상당 부분을 받는 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재 빅3가 러시아와 수주 계약을 체결한 규모는 총 7조~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러시아의 대규모 LNG 개발 사업인 'ARCTIC(아틱·북극) LNG-2′ 프로젝트에 설비 공급 계약도 체결해 5조원대가 넘는 수주액이 묶여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의 특성상 수주 계약 금액도 크고 공정이 마무리될 때까지 묶여 있는 대금이 많기 때문에 당장 피해액을 산정할 수는 없다"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언제 마무리될지 알 수 없는 것이 오히려 더 큰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조선사들이 대책 마련에 나서더라도 뚜렷한 대안이 나오기 힘들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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