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대출금리 고공행진, 자영업자 등 차주 이중고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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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대출금리 고공행진, 자영업자 등 차주 이중고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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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증가세 지속…주담대 연 6%·신용대출 연 5% 앞둬
5대 시중은행이 수신금리를 인상하고 대출 우대금리 인상을 다시 고려하면서 예대마진은 앞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금리 인상, 물가 상승 등에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컨슈머타임스 박현정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후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6%대, 신용대출 금리가 연 5%대 진입을 코앞에 두고 있다. 물가 상승과 함께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출자의 어깨가 무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집값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1.00%에서 연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6개월 간 총 세 번의 금리 인상이 있었으며 이로써 기준금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계부채 관리를 선포하고 강력한 대출 규제를 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가계대출이 잡혔다고 보기는 어렵다. 지난 20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18조5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709조529억원) 이후 20일 만에 9조4978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 중 신용대출은 LG에너지솔루션 청약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6조1537억원 증가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507조7026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298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연말 상여금 등의 영향으로 은행 가계대출이 소폭 감소했으나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은 것과 달리 은행 대출 금리는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21일 기준 연 3.710~5.210% 수준이다. 이는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한 달 새 0.14%포인트 올랐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3.880~5.630%로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는 3.500~4.720%에서 현재 3.508~4.790%로 상승했다.

아울러 다음달 코픽스도 지금보다 더 오를 가능성이 높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상했으며 정부도 소상공인 방역지원금 지급 등을 위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심사를 다음달 3일 시작할 방침이다. 14조원 중 11조3000억원가량이 국채로 발행될 예정이다.

이에 국채금리도 덩달아 뛰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4일 기준 연 2.112%수준이다. 지난해 말(연 1.798%)보다 0.313%포인트 올랐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코픽스에도 영향을 미치게 돼 소상공인을 위한 추경이 취약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늘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물가 상승도 차주들의 허리를 휘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로 2011년(4.0%)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더구나 전기요금·도시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등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소기업·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취약차주 중 다중채무자도 상당수 포진해 있어 이들의 이중고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자영업 차주(276만9609명) 중 3곳 이상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27만2308명이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가계부채는 규모와 속도 뿐만 아니라 부채의 질 측면에서도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면서 "팬데믹 과정에서 소득·자산여건이 악화된 자영업자들과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등 과잉 자산투자에 나섰던 청년층의 부채관리와 충격 부실으르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앞으로 한국은행이 2~3차례 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차이가 0.5%포인트 이내로 줄었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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