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자금 '꿈틀'…증시에 본격 유입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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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자금 '꿈틀'…증시에 본격 유입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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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인터넷뉴스팀]시중 부동자금이 증시로 유입되는 조짐을 보이고있다.

개인투자자들의 모습이 달라졌다. 이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팔자로 일관했지만 1월 들어 1조원이 넘게 주식을 사들였다. 기업공개(IPO) 시장에도 뭉칫돈이 몰리면서 공모주 청약 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부동산 가격도 반등,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로의 자금이동을 부채질할 태세다. 일부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본격적인 돈의 이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높은 수익을 좇는 일부 고액자산가에만 한정된 현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않다. 이는 은행권예금은 줄어들지 않고 있고, 780조원(작년 3분기 기준)에 육박하는 가계 빚을 고려할 때 과거와 같은 주식투자 열풍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가계자금 증시, 부동산 시장으로 이동
가계자금이 증시와 부동산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에 따르면 1월 들어 개인의 직접 주식투자자금(실질고객예탁금)은 2조3천억원 증가했다. 올해 실시한 코스닥기업 공모주 청약 7건에는 총 7조7천억원 상당의 개인자금이 몰렸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외상으로 주식을 사는 신용융자잔고도 지난 20일 기준 6조3천243억원으로 2007년 6월 이후 사상최대치로 올라섰다.

김성봉 삼성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저금리를 못 견디고 가계자금이 증시로 돌아오고 있다"며 "기업실적 향상, 미국경기회복 등 주변 여건을 고려했을 때 2005년과 유사한 가계자금 대이동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도 가계자금의 증시로 이동을 더 촉발시킬 전망이다.

부동산 114와 대우증권에 따르면 작년 3월 첫째 주부터 37주 연속 하락했던 서울 아파트 가격은 작년 11월 말부터 반등하기 시작했다.

국토해양부의 조사결과, 전국 땅값은 지난 11월 전월 대비 0.03% 상승했고, 12월에는 전월대비 0.11% 올라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가계부채가 상당 부분 부동산에 묶여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부동산 가격 회복은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을 촉발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 아직 해결되지 않은 악몽
그러나 반론도 상당하다. 개인의 트라우마가 쉽게 치유될 수 있을지가 우선의 관심사다.

개인은 작년까지만 해도 주식을 팔기 바빴다.

2009~2010년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7조5천억원을 팔고, 코스닥시장에서 3조9천억원을 사들여 전체적으로 3조6천억원을 순매도했다.

펀드시장에서도 자금 이탈은 계속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작년 19조6천억원, 2009년 7조7천억원의 자금이 줄어 2년새 총 27조 3천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는 주가가 꼭지에 달했을 때 중시에 발을 들였던 개인들이 주가폭락 후 '반토막' 설움을 겪으면서 나타난 일종의 반작용이었다.

올해 개인들은 주식시장(유가+코스닥)에서 1조1천억원 가량을 샀지만, 여전히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조3천억원(19일 기준)을 빼갔다. 지수 상승으로 원금을 회복하자마자 부리나케 투자한 자금을 되찾아간 것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팀장은 "작년 펀드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자금이 유출됐다"며 "코스피가 출렁이지 않고 2,000선에서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투자자들이 확신을 하고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안전자산 쏠림현상 지속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도 증시로의 적극적인 자금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부분이다. 지난 2년간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개인 자금은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 몰렸다.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자금순환 동향에 따르면, 개인이 보유한 통화 및 예금 규모는 2008년부터 급격히 증가했다. 통화와 예금 항목에는 현금통화, 결제 및 단기저축성예금, 장기저축성예금, 표지어음, 양도서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 금전신탁, 기타예금이 포함된다.

코스피가 역사적 고점까지 치솟았던 2007년 15조5천억원이었던 통화와 예금규모가 2008년 56조9천억원, 2009년 99조3천억원, 2010년 1~3분기 87조원으로 대폭 늘어났다. 2009년 1~3분기 통화와 예금 규모는 83조3천억원이었다.

증권업계 밖에서는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역전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김완중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가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면 예금금리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시중자금이 은행권에 머물 유인이 커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가격 반등, 거래량 증가는 부동산을 팔아서 부채를 상환하려는 움직임으로 봐야 한다"며 "이 돈이 증시로 이동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정성진 국민은행 청담PB센터 팀장은 "금리가 낮아도 예금을 들고가려는 고객이 여전히 많고, 코스피가 단기급등하다 보니 펀드에 돈을 넣었던 고객들마저 차익을 실현을 하려고 한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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