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가 뼛조각으로 의심되는 이물질이 자사 햄버거에서 최근 잇따라 발견돼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았으나 엉성한 품질관리로 인해 명예가 크게 실추됐다는 지적이다.
더욱이 롯데리아의 한 직원은 이를 두고 '미국산만 아니면 다 먹어도 된다'는 식의 무책임한 해명을 했던 것으로 전해져 소비자들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
롯데리아측은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상 오해"라고 강조한 뒤 "유사사건 재발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고 밝혔다.
◆ "미국산만 아니면 먹어도 괜찮다"… '황당'
초등학생을 자녀로 둔 주부 A씨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롯데리아 햄버거를 선물받았다. 문제는 아이가 해당제품을 먹던 도중 불거졌다.
동물뼈로 의심되는 정체불명의 딱딱한 이물질로 인해 아이가 햄버거를 잘 씹지 못했기 때문이다. A씨가 확인한 이물질만 해도 무려 6개.
이에 A씨는 수소문 끝에 구입지점에 항의했고 이후 롯데리아 본사 관계자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하지만 관계자는 이렇다 할 사과도 없이 "호주산 뼈이기 때문에 먹어도 상관없다"며 오히려 A씨를 몰아세웠다.
문제제품을 판매한 지점의 점장이 죄송한 마음에 고개를 들지못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는 A씨의 전언이다.
그의 황당발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뼈도 고기의 일부이므로 먹어도 괜찮다"거나 "미국산(소)만 아니면 (뼈를) 먹어도 괜찮다"는 등 상식밖의 언급으로 일관했던 것.
A씨는 "만약 자기 자식들이 음식을 먹다가 이런일이 생기면 가만히 있겠느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 롯데리아 마케팅팀 관계자는 "미국산과 호주산의 차이에 대해 말한 것인데 오해가 빚어진 것 같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그는 "어떠한 이물질도 제품에서 안 나와야 정상"이라며 "고기를 잘게 분쇄하는 기계를 사용하는데도 가끔 고기에 붙은 뼈가 (제품에) 묻어나오는 경우가 있다"고 시인했다.
아울러 "(햄버거 고기를 만드는) 업체와의 피드백을 통해 제기된 문제를 바로잡기위해 노력 중이고 시스템도 보완중"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리아를 둘러싼 '뼛조각' 파열음은 매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초 서울 모지점에서 판매한 파프리카비프버거에서 뼛조각으로의심되는 지름 3㎜크기의 이물질이 발견돼 여론의 질타를 받았는가 하면 각종 포털싸이트 게시판과 블로에는 각 년도별로 유사사례가 넘쳐나고 있다.
뼛조각과 인체유해성의 상관관계는 10월 현재까지 검증된 바 없다. 다만 이를 잘못 씹을 경우 치아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창립 30주년 '퇴색'
실제 롯데리아에서 불갈비버거를 구입해 먹던 B씨는 포도씨 만한 뼛조각을 잘못 씹어 오른쪽 윗어금니 귀퉁이가 깨지는 불상사를 당했다고 한 포털싸이트 게시판을 통해 호소하기도 했다.
표면화되지 않은 피해사례를 감안했을 때 잠재적 피해군은 광범위할 것으로 추측된다.
한 소비자는 "먹을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시점임에도 롯데리아는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롯데리아가) 장기간 성장했다면 보다나은 품질로 보답하는 것이 기업으로써의 도리"라고 꼬집었다.
한편 오는 25일 창립 30주년을 맞는 롯데리아는 '종합외식업체'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최근 T.G.I.프라이데이스 사업부를 영입해 신사업 진출의지를 공식화 했는가 하면 '엔제리너스' 브랜드를 내세운 커피전문점 사업은 200호점을 돌파, 혁혁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김재훈 기자 edgenews@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