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동화면세점, 적자 갈수록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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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동화면세점, 적자 갈수록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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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계 양극화 극심…안팎 리스크 관리 허점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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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송가영 기자] 동화면세점이 2년째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면세사업이 빠르게 빈익빈 부익부로 양극화되는 가운데 사실상 적자 극복에 손을 놓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동화면세점의 영업이익은 1억5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지난 2016년 124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이후 지난해와 올해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면세업계선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대기업들이 득세하면서 중소면세업의 수익이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이에 업계선 향후 적자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면세업계 양극화만이 동화면세점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니다. 입점 업체들이 빠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동화면세점은 최근 3대 명품중 루이비통을 내보냈다. 당장 내년부터는 샤넬과 에르메스까지 자리를 비울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정부정책도 비우호적이다. 정부는 17일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며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내년에 신규 면세점을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경쟁력은 갈수록 떨어지는데 경쟁은 더욱 심화하는 셈이다. 

송객수수료 출혈경쟁에서도 일찌감치 손을 떼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의 유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동화면세점이 이처럼 총체적 난국에 빠진 원인으로 안팎의 리스크를 빠르게 해소하지 못한 것을 지목한다. 

동화면세점은 최근 수 년째 호텔신라와의 송사에 발목잡혀 있다.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측은 유동성 위기를 겪던 지난 2013년 5월 호텔신라에 동화면세점 지분 19.9%를 매각하면서 3년후 매도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계약을 체결했다. 동화면세점은 채무 변제 대신 지분 30.2%를 담보로 설정했다. 그러나 호텔신라가 풋옵션을 행사한 19.9%에 대한 처분금액 715억원을 동화면세점이 상환하지 못했다.

호텔신라는 지난해 5월 김 회장을 상대로 주식매매대금 청구소송을 냈고 법원에 롯데관광개발 주식에 대한 채권 가압류를 신청하며 법적 공방 중이다. 이에 막대한 소송비용은 물론 사업에 투자돼야 할 경영진의 역량이 송사로 분산돼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여기에 사내 분위기도 좋지 않다. 면세점의 존폐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도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 일가는 사치행각을 일삼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바닥을 치고 있다. 

면세점의 상황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음에도 최근 들어 신씨 일가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로 알려진 '마이바흐'로 바꾸면서 겉치레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선 이처럼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동화면세점에 대해 사실상 적자를 극복할 의지 자체가 부재한 것 아니겠냐는 비판도 나온다. 두타면세점 등 비슷한 상황에서도 꾸준한 투자를 통해 적자를 극복한 중소형 면세업체들도 있기 때문이다. 

동화면세점이 내년에도 적자를 극복할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폐업 등 사업 운영 자체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동화면세점의 적자가 길어지고 있는 것은 안팎의 리스크 관리에 허점을 노출했기 때문"이라며 "중소형 면세점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는 추세라고 해도 최소한의 대안조차 마련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면 문을 닫아야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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