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여론조사 vs 정확한 출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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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나간 여론조사 vs 정확한 출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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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개표 결과 주요 언론사나 여론조사 기관의 사전 여론조사는 예전과 같이 어김없이 빗나갔으나 투표 직후 실시된 방송3사의 출구조사는 비교적 정확해 분명한 대조를 이뤘다.

특히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이 격차가 유독 심하게 나타났다.

조선일보의 지난 15일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는 민주당 한명숙 후보를 11.9% 포인트 앞섰다. 또 동아일보의 13∼17일 조사에서는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17.4% 포인트, 중앙일보의 13∼14일 조사에서는 22.8% 포인트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K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는 오 후보가 한 후보에 비해 겨우 0.2% 포인트 앞서는 초경합 지역으로 분류됐고, 실제 3일 오전 1시30분 현재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다만 한 후보가 오 후보를 1.2% 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는 점이 다른 점이다.

경기지사와 인천시장 선거 역시 같은 흐름을 보였다.

조선일보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가 42.4%의 지지율로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30.2%)를 10% 포인트 이상 크게 앞질렀으나 출구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4.2% 포인트로 줄었고, 실제 개표 결과도 출구조사와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인천시장의 경우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가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10.3% 포인트 앞섰으나 출구조사는 이와는 정반대로 송 후보가 안 후보를 6.6% 포인트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다. 개표 결과 송 후보는 안 후보를 비슷한 표차로 따돌리며 사실상 승리를 거머쥐었다.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 접전으로 나타났던 경남과 충청권 선거 역시 마찬가지다.

충북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9.3% 포인트 차이로 승리하는 것으로 예측됐으나 출구조사에서는 민주당 이시종 후보가 1.1% 포인트의 근소한 표차로 이기는 것으로 나왔고 실제 이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한나라당 이계진, 민주당 이광재 후보가 각축을 벌였던 강원지사 선거 역시 여론조사에서는 이계진 후보가 7.4% 포인트 앞섰으나 출구조사에서는 오히려 이광재 후보에게 6.8% 포인트 지는 것으로 나왔고 출구조사대로 이광재 후보는 승리를 확정지었다.

야당을 지지하면서도 여론조사에서 정치성향을 드러내지 않는 '숨은표'가 최대 20%에 이른 셈이다.

다만 경남지사와 충남지사 선거는 여론조사와 출구조사가 비슷했다.

"여론조사에 조종이 울렸다"는 말이 나올 만큼 여론조사 예측이 크게 빗나간 데 대해 야권과 학계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데 따른 예고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민주화 이후 표현의 자유를 구가해온 젊은층이 트위터 규제와 김제동씨 문제 등으로 인해 자기 표현을 자제하는, 이른바 자기검열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거의 모든 여론조사기관들은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기관과 언론사의 `색깔'에 따라 응답자의 태도가 크게 다르다고 말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특히 조사기관이 보수성향이면 야당 지지자가 응답하지 않는 경향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번 선거는 야당이 말하는 15%의 숨은표가 그 실체를 드러낸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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