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푸드 시장 경쟁 포문…"잘 씹혀야 먹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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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푸드 시장 경쟁 포문…"잘 씹혀야 먹힌다"
  • 이화연 기자 hy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7년 12월 28일 14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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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 등 메뉴 개발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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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이화연 기자]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국내 식자재 유통회사들이 '실버 푸드'(Silver Food)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실버푸드는 저작능력과 소화기능이 부족한 고연령층 친화식품을 일컫는 용어다. 시장이 지속 성장함에 따라 다수 업체들이 실버푸드 전문 브랜드를 론칭하거나 메뉴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6년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조사'에 따르면 실버푸드 시장 규모는 2011년 5104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으로 54.8% 급증했다. 올해는 1조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실버산업 선진국인 유럽과 일본에 비해 우리나라는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형 식자재 유통기업들이 고연령층을 겨냥한 브랜드를 론칭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10월 연화식 전문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론칭하고 건강전문식 사업 '출사표'를 던졌다.

연화식은 일반 음식과 동일한 모양과 맛은 유지하면서 씹고 삼키기 편하게 만든 식사를 뜻한다. 치아가 약한 고연령층과 유∙아동이 섭취하기에 최적화됐다.

현대그린푸드는 연화식 생산을 위해 업계 최초로 '포화증기 조리기'도 도입했다. 포화증기 조리기는 기압과 진공상태를 활용해 재료의 형태를 유지한 식품을 제조할 수 있게 도와준다. 동사는 '부드러운 생선' 등 연화식 기술 2종에 대한 특허도 출원한 상태다.

지난 1년간 연화식 제조 전담팀을 꾸려 일본 등 헬스케어 푸드 선진국 실태조사와 조리기술을 연구해 연화식 제조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육류와 떡류, 견과류의 물성을 조절하는 기술 3건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관련 개발에 성공했다.

육류와 떡류, 견과류는 고령자들이 좋아하거나 영양학적인 필수 권장 식품군이지만 노화에 따른 치아∙소화기능 약화로 취식에 애로를 겪는 대표적인 품목이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이 개발한 부드러운 고기와 떡은 일본에서 사용하는 효소 연화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은 열로 쪄내는 '증숙'에 비해 영양 손실이 적고 부드러운 식감을 균등하게 유지해준다.

현재 아워홈은 신규 개발한 육류와 떡, 견과류를 활용해 고령자 친화식품을 시험 생산하고 있다. 시장성 테스트를 거쳐 내년 안에 소고기 사태찜이나 구이용 가래떡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풀무원 계열 푸드머스는 지난 2015년 시니어 전문 브랜드 '소프트메이드'를 론칭하고 요양원과 급식시설에 고령자를 위한 제품과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소프트메이드는 고령자의 치아 저작능력을 4단계로 분류해 저작단계별 맞춤상품과 고령자 전용 식이요법 상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푸드머스는 지난 4월에는 성남시 고령친화종합체험관, 5월에는 실버케어 전문기업 '롱라이프그린케어'와 고령자를 위한 급식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CJ프레시웨이는 이들 회사보다 이른 2015년 실버푸드 전문 식자재 브랜드 '헬씨누리'를 론칭하고 관련 상품을 유통하고 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도 대한영양사협회와 손잡고 우리 돼지고기 한돈을 연화식 형태로 개발한 메뉴 10여종을 선보였다. 해당 메뉴는 '등심스테이크' '포크웰링턴' '한돈샐러드'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가 가까워졌지만 선진국에 비해 실버 산업 개발은 지지부진 했던 게 사실"이라며 "대기업 계열 식품유통회사들이 관련 사업에 속속 진출하는 만큼 시장에 진입하는 회사들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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