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전은정 기자] 은행권이 올해 하반기 채용 부문에 디지털 부문을 신설하고 관련 인력 채용을 대폭 늘렸다. 디지털 인재 확보를 생존 문제로 판단,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 유능한 인재 위해 발로 뛴다
우리은행은 올해 하반기 500명을 신규 채용할 계획인데 400명을 디지털 부문 인원으로 채울 방침이다. 당초 디지털 부문에 300명을 채용하기로 했다가 100명 더 늘렸다.
우리은행은 우수한 디지털 전문가를 선발하기 위해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인사부 직원들은 채용 공고 전후 한 달 동안 경력을 보유한 디지털비즈니스플래너,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분야 종사자들을 찾아가 1대1로 채용 설명을 했고, 이들의 편의를 위해 평일 야간이나 주말에도 면접을 진행하기로 했다.
KEB하나은행도 올 하반기 250명의 신규 채용자 중 100명을 디지털 인재로 선발할 계획이다. 디지털 관련 기술이나 지식을 보유한 이공계 전공자를 우대한다.
다른 은행들도 인원을 최종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디지털 인재를 최대한 많이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총 500명을 채용하는 국민은행은 디지털금융과 데이터분석 등 핵심성장부문에 대한 채용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450명을 신규 채용하는 신한은행은 디지털, 빅데이터 IT 부문 채용을 이번에 처음으로 실시한다.
다른 채용 부문과 달리 디지털, 빅데이터 분야는 자기소개서 작성을 하지 않는다. 그 대신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수행과제를 주고 아이디어와 해결 방법을 제출하도록 했다. 또 디지털 시대의 흐름에 맞춰 지원자의 채용정보는 디지털 영상으로 제작하도록 해 지원자의 직무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심도 있게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IBK기업은행 역시 250명의 신규 채용자 중 상당수를 정보기술(IT)직 인재로 채울 계획이다. 빅데이터 분석, 정보보안, 핀테크(기술금융), 모바일뱅킹, 인공지능(AI) 등의 업무를 수행할 인력을 뽑을 예정이다. NH농협은행은 IT분야에 많은 인재를 채용해 디지털뱅킹과 핀테크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 디지털 역량 보유 인재 늘린다
은행권은 향후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하는 IT 인력에 대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채용을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 하반기에는 전체 채용인원의 40%가량을 디지털 인재로 선발하는 등 디지털 분야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며 "앞으로도 IT신사업에 대한 지식과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하는 디지털 금융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관련 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디지털금융 시대를 맞아 그에 걸맞는 조직으로 변모해야 한다"며 "우수한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디지털 조직을 신설하고 해당 분야를 책임질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