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 경영권 분쟁·주가 급락 '내홍'…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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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드, 경영권 분쟁·주가 급락 '내홍'…왜?
  • 우선미 기자 wihtsm@naver.com
  • 기사출고 2017년 03월 02일 15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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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우선미 기자] 코스닥 상장기업 ㈜리드가 경영권 분쟁 및 주가 폭락이라는 이중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리드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은 디지파이홀딩스 등 세 회사가 계약을 어긴 여파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총 발행주식 중 60%를 보유하고 있는 소액주주라고 입을 모은다. 오는 3일 주주총회를 앞둔 리드는 경영진·임직원과 최대주주인 아스팩오일 간 경영권 분쟁이 극에 달한 상태다.

리드의 2대주주이자 현재 최고 경영자인 정영재 사장은 지난달 23일 최대주주인 아스팩오일을 상대로 수원지방법원에 '주주권행사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불법적인 절차를 통해 얻은 최대주주의 권력으로 주주총회 및 이사 선임을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 리드, 부속계약서에 '주식·지분 이전 시 상대방 동의 필수 명시'

이번 사태는 리드의 임종렬 전 대표가 지난해 7월 12일 디지파이홀딩스, 첼시투자자문, 정플라워와 주식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지분 90만5150주(17.66%)를 넘기면서부터 시작됐다.

이 계약으로 디지파이홀딩스가 1주당 1만7676원에 총 12.15%(62만2310주)를 매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첼시투자자문은 22만6270주, 정플라워는 5만6570주를 보유하게 됐다. 임 전 대표의 총 발행주식수는 20.60%(105만5150주)에서 2.92%(15만주)로 급감했다.

리드는 자금난 때문에 주식 및 경영권 인수도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2016년 2분기 기준 리드는 총 매출 손실 1억460만원, 영업손실 12억3182만원, 당기순손실 11억1482만원을 기록했다.

리드 관계자는 "첼시 측에서 전기차와 전지 사업을 인수해 회사가치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며 "인수도 계약서에 안전장치로 추후 지분 양도 시 상대방과 협의한다는 내용과 현 임직원을 해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단서를 달았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14일 리드는 첼시투자자문의 손정진 대표이사를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하고, '경영 참여'를 목적으로 디지파이홀딩스를 최대주주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리드의 권력 이전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듯 했다.

◆ 주식·경영권 일주일만에 전부 처분…주가 8개월새 60%↓

하지만 주식을 인수한 세 회사는 부속계약서 내용을 어기고 불과 일주일도 안 돼 리드 주식 및 경영권을 모두 팔았다. 첼시투자자문과 정플라워는 장내∙외에서 보유주식을 일주일 이내에 모두 처분했다.

디지파이홀딩스는 계약 일주일 후인 7월 19일, 아스팩오일에 인수가격 그대로인 1만7676원에 60만주를 매도했다. 아스팩오일은 지난해 7월 11일 디지파이홀딩스가 세종저축은행과 공평저축은행에 리드 주식을 담보로 맡기고 대출받은 95억원의 차입금(담보설정금액 125억원)까지 승계받았다.

담보인정비율은 160%로, 리드 주가가 주당 2만원을 밑돌면 담보권이 실행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후 아스팩오일은 예금을 담보로 추가 제공해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는 조건을 주당 1만1000원으로 조정했다.

리드 관계자는 "디지파이홀딩스, 첼시투자자문, 정플라워 모두 리드 주식을 '리드의 동의 없이' 매도했다"며 "불법적인 계약파기로 민사상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M&A업계 관계자는 "리드는 부채가 큰 회사인데 임 전 대표로부터 주식과 경영권을 인수한 세 회사 중 특히 디지파이홀딩스는 리드 주식을 넘겨받기도 전에 리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후 그 돈으로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고, 아스팩오일도 부채비율이 600%가 넘는 상황에서 리드를 인수한 것에 대해 의혹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주일새 리드의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는 소식이 시장에 퍼지자 리드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해 7월 12일 2만93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하락세를 그렸다.

결국 세종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27일 리드 주식 17만주를, 공평저축은행은 8만주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매각단가는 주당 1만51원으로 총 25억원 규모다. 아스팩오일의 리드 지분은 12.75%에서 7.87%로 감소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경영 불안정으로 인한 최대 피해자는 소액주주라고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리드는 소액주주가 308만9258주(60.26%)를 보유하고 있고, 아스팩오일과 정영재 사장이 각각 40만3400주(7.87%), 38만9474주(7.60%)로 비등하다. 이 외 우리사주조합이 7만5158주(1.47%)를 차지한다.

◆ 불법 계약 당사자 빠져나가고, 남겨진 자들끼리 전쟁

경영진·임직원, 아스팩오일은 상황이 이러함에도 갈등의 골만 키우고 있다. 특히 리드는 지난해 8월 24일 오전 9시30분 긴급 이사회를 개최, 임종렬 대표이사를 해임하고 홍상희 신임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진행을 했다.

하지만 아스팩오일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고 외부에서 우호 세력들과 대기하고 있다가 주주총회가 끝나고 난 뒤 약식 주주총회를 진행해 새로운 등기이사진을 선임했고 당일 오후 신규 선임된 이사들로 이사회를 개최해 새로운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이에 대해 홍상희 대표이사는 "이번 사태로 회사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특히 주주들과 임직원 그리고 수많은 협력업체에게 부끄럽고 죄송할 따름"이라며 "리드의 경영 정상화와 경영권 방어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스팩오일이 경영권을 가져가게 된다면 리드의 자본으로 부동산투자를 진행하는 등 기존 업무와는 관계 없는 업무를 진행하다가 결국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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