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신뢰경영 선언? 시장 반응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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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의 신뢰경영 선언? 시장 반응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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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올해 '신뢰경영' 의지 표명...투자자들 "안믿어"
   
 

[컨슈머타임스 김동호 기자] 한미약품이 올해 '신뢰경영'을 앞세웠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투자자들은 한두 번도 아니고 이번엔 속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미약품은 이미 호재성 정보 사전유출, 신약 기술수출 계약 파기, 악재성 재료 늑장공시 등 다양한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당이익 취득, 공매도 투자 등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됐다.

이에 대한 반성으로 한미약품은 올해 경영방침을 '신뢰경영'으로 정했다. 그간 다양한 의혹으로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고 개발 신약의 상업화에도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지난 1일 회사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며 "지난해 늑장공시 때문에 회사가 크게 화를 입었고 일부 임직원들의 미공개정보 이용 의혹 때문에 (투자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 대표는 "올해 경영방침을 신뢰경영으로 정했다"며 "조직 구성원의 작은 실수와 안일한 생각이 큰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슴에 새기고 언행과 판단을 조심할 때 주주와 국민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 수출한 첫 신약 올리타가 반환됐고 사노피와 계약한 퀀텀프로젝트가 변경계약 체결됐다"며 "오랜 기간의 노력에 대한 보람도 없이 모든 게 악재에 묻혀 버렸다"고 회고했다. 또한 "지난해 신약 연구개발(R&D)에 집중하다 보니 내부 경영관리에 소홀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며 내부단속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투자자들은 내부통제 강화 등에 대한 구체적 해법이 없는 공허한 외침이라고 비판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상투적인 이야기는 그만해라. 회사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모르냐"며 회사의 신뢰경영 방침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다른 투자자 역시 "신뢰란 잘못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라며 "법망을 피해서 주가 장난질을 하고 신뢰를 운운하냐"고 비난했다.

한미약품의 최근 주가 흐름도 회사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미약품 주가는 최근 1년 간 지속적인 하락세다. 지난 2015년 말 최고 86만원을 넘어섰던 주가는 1년 만에 30만원 이하로 추락했다. 몇 차례의 공시번복과 지연공시로 인해 투자자의 신뢰를 잃어버린 결과다.

'제2의 한미약품 사태'를 막기 위해 한국거래소도 나섰다. 거래소는 올해부터 상장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지연공시를 할 경우 최대 10억원의 제재금을 부과키로 했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업이 즉시 공시해야 할 내부 정보를 고의로 늦게 공시한 사실이 파악되면 해당 기업을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해 제재금을 물릴 방침"이라며 "공시정보의 신속한 제공과 기업의 공시책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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