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오경선 기자] 한미약품이 지난달 30일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파기 공시를 낼 당시 한국거래소와 개장 전에 협의를 마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 측은 거래소와 협의를 마치긴 했으나, 내부 보고 등 절차를 거치느라 공시가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이관순 한미약품 대표는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중요한 기술수출 계약 취소 건이라 거래소에 방문하고 협의 하에 진행한다는 회사 원칙에 따라 진행했다"며 "거래소와 약 20분간 검토해 협의가 끝난 게 8시56분께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이어 "8시56분께 거래소와 협의가 끝났으나 불성실공시법인 가능성이 제기돼 내부적으로 그 부분을 협의하느라 늦어졌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말대로라면 협의가 끝난 시점은 실제 공시된 시각보다 34분이나 이르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달 30일 오전 8시 30분에 여의도 거래소에 도착해 8시 40분부터 공시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고 밝혀왔다.
거래소 공시 담당자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장 개시 전에 공시하고 추후 필요할 경우 정정공시를 하라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업무처리 과정에 미숙했던 부분을 사죄드린다"며 "내부 검토 과정에서 공시가 지연된 것으로 거래소에는 (지연 공시의) 책임이 없다"고 언급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한미약품의 공시 지연으로 인한 투자자들의 손실 회복을 위해 회사 측이 직접 나설 의향이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대표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있으면 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29일 장 마감 후인 오후 4시33분 1조원대 항암제 기술을 수출했다는 호재를 공시했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장 개시 후인 오전 9시29분에 8500억원 규모의 다른 기술 수출계약이 해지됐다는 악재성 정보를 공시했다.
지난달 30일 개장 직후 약 30분간 전날의 호재 공시만 보고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들은 악재 공시 후 주가가 급락하면서 큰 손실을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