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등 현대상선 채권단, 조건부 자율협약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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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등 현대상선 채권단, 조건부 자율협약 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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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등 현대상선 채권단, 조건부 자율협약 가결

[컨슈머타임스 조선혜 기자] KDB산업은행 등 현대상선 채권단이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DB산업은행은 이날 우리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으로 구성된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었다. 지난 22일 현대상선이 신청한 자율협약 안건을 100% 동의로 의결했다.

자율협약에 따라 채권단은 채권의 원금과 이자를 3개월간 유예하고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출자전환을 포함한 채무 재조정 방안을 수립하게 된다.

이번에 가결된 안건은 해외 선주와 사채권자 등 채권금융기관 이외의 이해관계자가 동참한다는 전제가 붙은 조건부 자율협약이다. 이 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되면 자율협약은 종료된다.

현대상선의 구조조정 작업은 3가지 축이 동시에 돌아가지 않으면 전체 구조조정 계획이 물거품으로 돌아가는 식이다. 장기간 지속된 해운업 침체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어 온 현대상선은 다양한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만 62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3월 현재 현대상선의 채무 규모는 총 4조8000억원가량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적용을 받는 채권액(협약채권) 비중이 30%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약채권액의 비중이 작으면 법정관리에 돌입해야 하지만, 그 경우 글로벌 컨테이너사 동맹(얼라이언스)에서 퇴출돼 회복할 수 없는 손실을 보게 된다.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단 외에도 해외 선주, 비협약 사채권자들이 동시에 양보해 고통을 분담하는 형태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해왔다.

이번 자율협약이 조건부로 가결된 것도 이 같은 영향이다.

채권단이 먼저 자율협약 돌입을 결정함으로써 현대상선 경영정상화의 가장 중요한 열쇠인 용선료 인하 협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현대상선은 지난달부터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달 초·중순에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해외 선주들도 건조 당시 빌린 돈의 이자를 물어가며 배를 보유한 데다 다른 선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용선료 인하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무너지면 업황 부진으로 배를 빌려줄 다른 선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제기되면서, 해외 선주들이 인하 협상에 우호적인 자세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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