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평균소비성향 역대 최저…소비 자제하고 저축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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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균소비성향 역대 최저…소비 자제하고 저축 늘린다
  • 김동완 기자 dw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6년 02월 26일 13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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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평균소비성향 역대 최저…소비 자제하고 저축 늘린다

[컨슈머타임스 김동완 기자] 지난해 가계의 평균 소비성향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성향이 떨어졌다는 것은 가계가 소비를 자제하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는 의미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15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37만3000원으로 전년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지난 2009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물가를 고려한 실질 소득은 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월급쟁이들이 벌어들인 근로소득은 1.6% 증가했으나 자영업자들의 사정이 나빠지면서 연간 사업소득은 -1.9%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가게 문을 열어도 소득이 줄어들자 지난해만 자영업자 8만9000명이 줄었다. 5년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었다. 저소득층 생계급여가 오르고 근로·자녀장려금 지급이 확대됨에 따라 이전소득은 9.4% 증가했다.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자 소비심리도 위축됐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0.5% 증가했다. 실질 소비지출은 0.2% 감소했다.

기획재정부 김이한 정책기획과장은 "소비지출 둔화에는 유가 하락으로 교통비가 3.7% 감소하고 교육비·통신비가 줄어든 점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며 "자동차 구입과 유가 하락 영향을 제외하면 소비지출 증가율이 1.5%로 높아진다"고 말했다.

소득보다 소비 증가율이 낮아지다 보니 연간 소비성향은 2003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인 71.9%로 하락했다. 월 100만원을 버는 가구가 71만9000원만 쓰고 28만1000원을 저금했다는 의미다.

가계의 평균소비성향은 2011년부터 5년 연속 하락했다. 적자가구의 비중 역시 사상 최저치인 21%를 기록했다. 소비성향 하락의 원인은 계층별, 소득 수준별로 다른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중산층은 고령화에 따른 노후 대비를 위해, 저소득층은 빚 부담 때문에 지갑을 닫고 있다.

취업이 어려운 청년층도 돈을 쓰기 어렵다. 고령화, 청년실업 등 구조적인 문제가 계속해서 내수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는 셈이다.

가계는 주거, 식료품비와 같이 꼭 필요한 지출만 선별적으로 늘렸다. 지난해 가계는 주거·수도·광열에 월 평균 27만7000원을 썼다. 이 부문 지출은 전년보다 4.8% 증가했다.

유가가 떨어져 주거용 연료비 지출은 5.7% 감소했지만 월세 가구 비중이 늘며 실제 주거비가 1년 만에 20.8%나 급증했다.

식료품과 주류가 아닌 음료 지출은 매달 35만4000원꼴로 0.8% 늘었다. 육류와 채소·가공품 지출도 6.7%, 4.3% 증가했다. 보건비 지출은 월평균 17만4000원으로 3.6%, 음식·숙박 지출은 33만9000원으로 1.4% 늘었다.

담배 가격 상승 때문에 주류·담배 지출이 18.8%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의류·신발 지출은 월평균 16만2000원으로 전년보다 4.4% 줄었다.

유가 하락으로 운송기구 연료비가 감소하면서 교통비도 월평균 32만2000원으로 3.7% 줄었다. 통신비 지출은 14만8000원으로 1.7%, 교육비 지출도 28만3000원으로 0.4% 감소했다.

각종 세금, 연금, 사회보험료가 포함되는 비소비지출은 81만원으로 전년 대비 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때문에 이자비용은 5.9% 줄었지만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취득세가 증가해 비경상조세가 9.5% 증가했다.

가계동향 조사상 소득격차는 계속해서 좁혀지고 있다. 소득 5분위 배율은 2015년 4.22배로 조사돼 2003년 전국 단위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소득 5분위 배율은 소득이 가장 높은 5분위(상위 20%) 소득을 가장 낮은 1분위(하위 20%) 소득으로 나눈 배율이다. 이 배율이 작을수록 소득격차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소득 5분위 배율은 2008년 4.98배로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통계청 김보경 복지통계과장은 "최근 들어 기초연금, 공적연금 등 정부의 이전 지출이 늘어나고 경기 둔화로 고소득층의 사업소득 증가율이 낮아져 소득 5분위 배율이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분위에서 증가 폭이 4.9%로 가장 높았고 5분위가 0.6%로 가장 낮았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1∙4분위의 증가 폭이 2.1%, 2.3%로 가장 컸고 5분위는 1.3%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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