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호 표' 휠라 "나이키·아디다스 한판 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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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호 표' 휠라 "나이키·아디다스 한판 붙자"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10월 30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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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100년 역사 뿌리 젊은 감각 장착…"구찌-톰포드 조합처럼"
   
▲ 휠라 정구호 CD∙부사장(왼쪽)과 김진면 사장이 29일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열린 '휠라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테이션 - 언론 설명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정구호 디자이너 영입 이후 내부 혁신에 박차를 가해온 휠라코리아가 나이키·아디다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업계 3위 안에 재진입해 글로벌 브랜드들과 선두다툼을 벌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내년 초부터 백화점 등 자사 유통망을 통해 선보일 제품들을 언론에 선공개해 호평을 끌어내는 데 성공하면서 새 출발의 신호탄을 기분 좋게 쏴 올렸다.

◆ '휠라' 로고·BI·제품·매장 대대적 혁신

휠라코리아는 29일 서울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브랜드 리뉴얼 프리젠테이션'을 열고 내년 초 판매에 들어갈 제품 일부를 언론에 공개했다. 

인적 쇄신과 브랜드 대수술을 거치면서 지난 봄, 여름, 가을 구슬땀을 흘린 결과물들이다.

휠라코리아는 지난 4월 김진면 전 제일모직 전무를 신임사장으로 새롭게 영입함과 동시에 일부 경영진을 물갈이했다.

김진면 사장은 1991년 휠라코리아 창립 이후 첫 외부 출신 CEO다. 5월에는 제일모직 출신 정구호 디자이너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 겸 부사장으로 들여 김 신임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두 사람은 제일모직에서도 오랜 시간 함께 호흡을 맞춰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이 직접 정구호 디자이너를 10번이나 찾아가 섭외했다는 후문이다.

변화에 대한 윤윤수 회장의 갈망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윤윤수 회장의 판단과 결심 하에 대대적인 브랜드 재정비에 돌입하게 됐다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휠라코리아 국내 실적은 2011년 4577억원, 이듬해 4239억원, 2013년 4152억원에서 지난해 3975억원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에는 1796억원에 그쳤다. 또 지난해 영업이익은 1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휠라가 지난 5개월여 동안 빠르게 고삐를 죈 이유다. 

정구호 CD·부사장의 진두지휘 아래 BI, 로고, 제품 디자인, 매장 인테리어까지 사실상 '휠라'라는 이름을 제외한 모든 것을 뜯어고쳤다. 정체되고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고 매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휠라는 그 동안 퍼포먼스, 라이프스타일, 스포츠 캐주얼 등으로 모호하게 흩어져있던 콘셉트를 스포츠의 핵심인 '퍼포먼스'에 맞춰 재편했다.

△러닝·워킹 등 가벼운 운동을 위한 '트랙 퍼포먼스' △요가·필라테스 등 인도어 스포츠를 위한 '피트니스 퍼포먼스' △선수·전문가를 위한 '하이브리드 퍼포먼스' 등 3개 라인으로 구성했다.

여기에 브랜드 100년 유산을 보여주는 라이프스타일 라인 '휠라 오리지날레'를 별도로 전개한다.

휠라 골프(FILA GOLF), 휠라 키즈(FILA KIDS) 등 패밀리 브랜드도 모(母)브랜드인 휠라의 변화에 맞춰 개선하고 휠라 언더웨어(FILA UNDERWEAR)라는 백화점용 속옷 브랜드도 내년부터 선보인다.

불필요한 것은 과감하게 정리했다.

사업이 부진했던 '휠라 아웃도어'를 최근 접었으며 브랜드 정체성에 맞지 않는 캐주얼 스웨터나 팬츠, 액세서리, 가방 등은 내년부터 출시를 중단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4000억원 규모의 국내사업 부문 매출을 2020년까지 8000억원대로 끌어올리고 업계 3위권에 재진입,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어깨를 견줘보겠다는 목표다. 

▲ 29일 가양동 한일물류센터에서 공개된 휠라의 2016 봄∙여름 시즌 제품들과 달라질 매장 전경

◆ "구찌 되살린 톰포드 처럼 3사람 조합으로 재도약 기대"

정구호 부사장은 "휠라는 100여년간 '스포츠 스피릿'을 유지해왔다는 헤리티지가 큰 강점"이라며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할만한 충분한 여건이 갖춰져 있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진면 사장은 "한때 인기가 주춤했던 명품 브랜드 구찌의 경우 지난 1994년 도메니코 데 솔레 회장이 디자이너 톰 포드를 CD로 기용, 브랜드를 되살린 사례가 있다"며 "윤윤수 회장의 글로벌 안목과 저의 경영능력, 정 부사장의 창의성이 잘 조합되면 휠라가 크게 재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리뉴얼을 통해 전개되는 휠라의 새로운 행보는 향후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마켓에서도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리뉴얼과 더불어 통합적이면서도 세밀한 마케팅 전략을 더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글로벌 브랜드 본사로서의 위상을 높여나가는 것이 목표이자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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