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車 신차 없이 내수판매 '선전' 내일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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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車 신차 없이 내수판매 '선전' 내일도 달린다
  • 이해선 기자 lhs@cstimes.com
  • 기사출고 2015년 09월 23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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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완성차 업체의 발자취⑤] 삼성그룹에서 르노 인수까지 '굴곡진 여정'

"130년 자동차 역사상 없었던 시대가 오고 있다." (루퍼트 슈타틀러 아우디 회장)
"자동차 산업은 지금 가장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제너럴 모터스 간부)

지난 5월 열린 '소비자가전쇼(이하 CES) 아시아'에는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GM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이 총 출동해 미래형 자동차를 대거 선보이며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공개된 미래형 자동차는 목적지를 입력하면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량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커넥티드카 기술, 자동주차 시스템 등 자동차와 IT가 결합된 제품들로 차와 전자 제품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IT기술을 중심으로 재편성 되고 있는 미래 자동차산업은 자동차가 기계장치가 아닌 전자제품에 가까워 지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는 현재 커다란 전환기에 직면한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 5위 생산국인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들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다가오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 대처하기 위한 준비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이해선 기자] 르노삼성차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QM3와 도넛탱크를 적용한LPG 모델 판매 호조로 올해 신차 출시 없이도 내수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특히 SM5와 SM7의 LPG모델은 현대기아차가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국내 LPG 중형차 시장에서 르노삼성차가 새롭게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 이건희 회장의 자동차산업 진출 계획 IMF로 무산…프랑스 르노 손으로

르노삼성자동차의 전신은 1995년 삼성그룹이 세운 삼성자동차다.

1990년부터 승용차 시장 진입을 위해 준비해온 삼성그룹은 1992년 7월 승용차사업 추진 전담팀을 발족시켰으며 1994년 4월 일본의 닛산(Nissan)과 기술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기존 업체들의 반대 속에 같은 해 12월 정부로부터 기술도입 인가를 받은 삼성은 1995년 3월 자본금 1000억 원으로 삼성자동차를 공식 출범시켰다.

1995년 11월 상공부는 삼성그룹의 승용차 시장 진입을 허가했고 이듬해 3월 삼성자동차가 자본금 1000억 원으로 공식 출범했다.

1996년 10월 부산시 신호공단에 위치한 자동차공장이 완공되고 1998년 SM(Samsung Motors) 브랜드를 단 1호 차 중형 세단 SM520(현 르노삼성 SM5)이 출시됐다.

부품은 1997년 4월 삼성전기가 부산시 녹산공단에 세운 공장에서 조달됐고 판매와 서비스는 삼성물산이 맡았다. 그 당시 2010년까지 년 150만 대 생산 규모의 세계적인 업체로 발돋움한다는 청사진이 제시됐었다.

하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발생했다. 1998년 7월 정부는 재계와 간담회를 갖고 5대 그룹의 계열사를 서로 교환하는 이른바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을 추진할 것을 합의했다.

1998년 10월 삼성그룹은 매각 대상이었던 기아자동차 입찰에 참가했으나 기아자동차가 현대자동차에 팔리면서 인수에 실패했다.

같은 해 12월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은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을 위한 1차 실행계획안을 확정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9년 6월 삼성그룹이 삼성자동차의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빅딜이 무산됐다.

이때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사재 2조8000억 원을 삼성자동차에 출연했었다. 이 해 12월 삼성자동차 법정관리인인 홍종만 사장은 삼성자동차의 해외 매각 계획을 발표하며 삼성그룹과 결별을 선언했다.

1999년 3월 프랑스의 국영자동차 업체 르노가 닛산자동차의 지분 36%를 인수함으로써 르노-닛산 얼라이언스(Renault-Nissan Alliance)가 출범했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르노와 닛산 간 주식 맞교환으로 발족한 회사다. 당시 르노가 닛산을 인수·합병한 것은 아니며 각각의 브랜드가 이전처럼 독립성을 갖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구조였다.

2000년 4월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6200억 원에 삼성자동차를 인수했다. 이 해 9월 회사 이름이 르노삼성자동차로 바뀌었다.

삼성그룹은 삼성 브랜드를 임차해 주는 대신 영업이익이 발생할 경우 매출의 0.8%를 로열티로 받고 있으며 관련 계약이 2010년 갱신돼 오는 2020년까지 르노삼성자동차라는 사명을 사용할 수 있다.

   
▲ 도넛 탱크를 적용한 SM7 노바.

◆ 꾸준한 인기 QM3…LPG 시장 도전한 SM5·SM7

르노삼성차는 올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활발한 신차 출시 행보를 보이는 것과 달리 기존 모델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과 7월 SM5와 SM7의 LPG모델을 각각 선보인 것 외에 새로운 모델이 없는 르노삼성차는 내년 상반기 출시 될 신차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하지만 압도적인 연비와 매력적인 디자인으로 출시 이후 지속적인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QM3와 새롭게 도넛 탱크를 적용한 LPG 차량의 판매가 르노삼성차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달 르노삼성차의 내수 판매 실적은 전년 동월대비 30.8% 증가했으며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은 QM3다.

QM3는 지난 달 총 2119대가 판매되며 지난 4월 이후 5개월 연속 월 2000대 이상 판매실적을 기록했다.

SM7 Nova와 SM5 Nova도 지난달 각각 675대와 1623대 판매됐다.

SM7 Nova LPe 출시 후 SM7의 판매율은 전월대비 83.9%, 전년 동월대비 192.2% 오른 높은 성장을 기록했고 SM5 LPG모델의 올해 1~6월 판매는 지난해 7~12월 판매 대비 43%가 늘었다.

내년 상반기에는 유럽 모델인 '탈리스만'을 기반으로 한 신차를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판매명은 아직 미정이며 '탈리스만'의 기본 디자인과 주요 사양을 바탕으로 국내실정에 맞게 변형해 국내 공장에서 생산·출시된다.

◆ 프랑스 본사 수준의 기흥 연구소…전 세계 전기차 시장 선도

르노삼성의 기흥연구소 역량은 프랑스 본사 연구소 다음이라 평가되고 있다. 르노그룹의 부회자인 제롬 스톨은 "르노삼성의 연구소는 프랑스 연구소와 시험시설 같은 인프라를 빼면 사실상 동등하다"고 말했다.

르노그룹은 동유럽과 인도 등 전 세계 각지에 연구소를 두고 있다. 규모 면에서는 국내가 세 번째이지만 그 역량은 본사 수준이라는 것.

실제 르노삼성 본사 연구소는 주요 모델을 기흥연구소와 함께 개발하고 있다. 르노의 두 번째 중국 진출 모델로 예정된 새 D세그먼트(중형) 크로스오버와 내년 상반기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에 판매 예정인 글로벌 중형차 '탈리스만' 등이 대표적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는 전기차 기술에 40억 유로를 투자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25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는 등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또한 르노그룹과 LG화학은 전기차의 1회 충전 주행거리를 현재 130~150㎞에서 2017년까지 300㎞로 늘린다는 목표로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배출가스 제로 기술을 적용한 얼라이언스의 4개 전기차 라인업은 현재 까지 누적 30억km들 달성했으며 올해 말 국내에 르노의 전기차 '트위지'가 시험주행을 시작 할 예정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식품 업계에서 배달 차량으로 사용을 위해 '트위지'를 요청해 왔다"며 "국내 정식 출시보다는 특정 업체에 판매되는 것이지만 추후 국내 정식 출시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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