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온라인마케팅의 실체 7 – 파워블로거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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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온라인마케팅의 실체 7 – 파워블로거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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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블로거가 될 것인가? 파워블로거지가 될 것인가?"

   
 

[컨슈머타임스 러브즈뷰티 엄정여 기자] 상품 구매를 비롯해 어떤 정보를 알고 싶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온라인 후기를 검색하는 일일 것이다. 그 중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은 대부분 블로그, 카페, SNS 등이며 '후기'라는 형태로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렇게 친절한 정보 뒤에는 '온라인 마케팅'의 그늘이 숨어 있다. <러브즈뷰티>가 온라인 마케팅의 모든 것에 대한 기획기사를 연재한다.

# 온라인 에디터 명함 파고 다니며 기자 행세도

취미생활로 시작한 블로그로 수만 명의 이웃을 거느리며 하루아침에 파워블로거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파워블로거(Power Blogger)'는 네이버와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영향력이 큰 블로그(Blog)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블로거 중에서도 방문자 수 또는 스크랩 수 등이 많아 인기가 높은 블로거를 가리키는 말이다.

네이버, 다음 등 인터넷 포털 업체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글 게재횟수와 내용, 방문자, 댓글 등을 평가해 매년 수백 명의 파워블로거를 선정해 오고 있다. 네이버의 2700만 블로거 중 파워블로거 수는 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파워블로거로 선정되면 블로그 화면에 금메달 모양의 스티커가 붙고, 광고를 붙여 수익도 거둘 수 있다. 특히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리면서 화장품, 패션, 여행, 맛집, 요리, 성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론 주도 세력으로 떠오르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제는 뷰티와 패션 취재 현장에서 파워블로거를 만나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자들만큼이나 자주 행사에 초대를 받고, 대우를 받는 현실이다.

블로거들은 행사장을 방문했을 때 입구부터 사진을 찍고 참석 연예인이나 제품 설명 등 행사장 분위기를 하나하나 자세하게 사진으로 스케치해서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전문적이고 논리적으로 작성되는 기사보다 내면에 있는 생각을 솔직하게 전달해 주는 블로그를 더욱 매력적으로 받아들인다. 즉, 기존 미디어들의 형식적인 내용보다 친근감 있고 상세하게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블로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인터넷에 관련 제품을 검색하거나 그 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구매의사를 밝히기 때문에 패션업체나 화장품업체, 관련 홍보대행사들도 적게는 20~30명, 많게는 100명 넘게 자사 블로거를 별도 운영, 관리하고 있다.

이용후기나 추천, 소개 글 등 포스팅을 조건으로 제품 협찬이나 시술은 기본이고 원고료를 지급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업체측에서는 큰 비용을 쓰지 않고도 소비자에게 꾸준히 노출시킬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인기가 높다.

제품 협찬이나 경제적 대가를 받고도 광고가 아닌 것처럼 소개하고 추천하는 것이 블로거 개개인이 가진 노하우라면 노하우라고 할 수 있다.

언젠가부터 기자들 사이에서는 "행사장에 갔을 때 블로거보다 못한 대우를 받고 왔다. 차라리 파워블로거를 하는 게 더 낫겠다"는 자조 섞인 푸념이 나온 지 오래다.

최근에는 파워블로거 중 일부가 온라인 에디터라는 명함을 파고 다니면서 기자 행세를 하거나 아예 팀을 만들어 회사를 차리는 경우도 있다.

또 업체측에다 왜 자신은 행사에 초대하지 않았냐며 항의를 하고 악의적 소문을 내는 등 집단행동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금전 혹은 선물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일부 몰지각한 블로거들로 인해 선량한 블로거들까지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이다.

파워블로거는 잘 쓰면 약이 되지만 잘못 쓰면 독이 되는 마케팅 수단이기 때문에 최근에는 블로그 마케팅을 자제하거나 관리하던 블로거 리스트를 아예 없애버리는 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 파워블로거 알고 보니 파워블로거지?

본격적으로 돈벌이에 뛰어든 블로거들이 많다 보니 파워블로거를 사칭해 기업을 협박하거나 블로그에 글을 올려 주는 대가로 돈을 요구해 수입을 얻는 불량 블로거들인 '블랙 블로거(Black Blogger)'들도 많아졌다.

   
 

글을 써주는 대신 대가를 요구하는 이들은 또 다른 말로 파워블로거와 거지를 합성한 신조어인 '파워블로거지'로 불린다. 무전취식 하거나 황당한 서비스를 요구하는 횡포를 부리는 파워블로거들이 늘면서 '우리는 파워블로거지를 반대한다(우파반)'이라는 인터넷 카페가 개설되기도 했다.

불신이 깊어진 소비자들은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기도 한다. '파워블로그 리뷰 용어사전'이란 제목의 글은 몇 년 전부터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을 얻으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물 받았어요'라는 블로거의 말은 '업체에서 줬어요'로, '저만의 비밀 아이템'은 '안 유명함'으로, '자연스러워요'는 '커버력 없어'로, '이번에 리뉴얼되면서'는 '비싸짐'으로 등 업체들의 리뷰가이드에 대응하는 해독가이드가 등장한 것.

# 파워블로거 늘어날수록 소비자의 신뢰도 검증 욕구 증가

지난달 초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G12들은 파워블로거 활동으로 수입을 번다면 직업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진위 판단은 소비자의 몫인지에 대한 토론을 나누었다.

타일러와 알베르토는 파워블로거의 홍보성 글에 대해 '소비자의 몫'이라는 의견을 냈다.

타일러는 "블로그와 기사는 다르다. 블로그는 사적인 공간"이라고 단정 지으며 "개인 사이트이기 때문에 출처가 없는 정보를 올린다. 그걸 보고 정보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한 알베르토는 "파워블로거는 어쩔 수 없이 자기 일이니까 어떤 제품을 홍보해야 하지 않냐. 보는 사람도 홍보성 글이란 걸 알고 잘 판단해야 한다"며 "돈 받았는데 맛없으면 맛없다고 써야 되냐. 블로거 개인의 의견일 뿐"이라며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타쿠야는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본다면 더 이상 사적인 공간이 아니다"며 "수입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고, 일리야 역시 "그걸로 돈을 번다면 그건 직업이다. 잘못된 정보일 경우 블로거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며 타쿠야의 의견에 동조했다.

파워블로거가 범람할수록 소비자의 신뢰도 검증 욕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제 소비자들은 체험을 가장한 거짓 후기보다 정직한 광고가 더 낫다고 생각한다. 한국블로그산업협회가 '그린리뷰 캠페인'을 펼치기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다.

일부 상업 블로거들의 거짓 경험담은 인터넷을 통해 소소한 즐거움과 경험을 공유하는 블로그 문화를 파괴하고 있다. 상업적 이용을 명확히 밝히되 정직하고 공정한 평가가 이뤄진다면 소비자들의 신뢰도 다시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러브즈뷰티 DB,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카페 '파우더룸', 네이버 카페 '우파반', JTBC '비정상회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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