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證, 안정적 수익 구조 선두권 굳히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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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證, 안정적 수익 구조 선두권 굳히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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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어제와 오늘⑤] 9년 연임 유상호 사장 '배려·소통' 경영

증권회사[security company, 證券會社] : 증권거래법에 근거해 재정경제원장관의 허가를 받고 증권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두산백과사전 참조)

증권사는 증권시장과 투자자 사이에서 주식을 매매하는 일을 담당한다. 1949년 설립된 국내 1호 '대한증권'(현 교보증권)을 시작으로 2015년 현재 국내에서 운영중인 증권사는 총 58개다.

2007년만 해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7%에 달하는 등 호황을 누리던 증권사.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7%로 곤두박질 쳤다. 불황은 지속됐다. 2013년에는 -0.3%를 기록했다. 11년만의 순손실이었다.

바닥을 친 증권사 실적이 작년에는 4%대로 소폭 상승했다. 올해 들어 증권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컨슈머타임스는 기획 '증권사 어제와 오늘'을 통해 NH투자증권·대우증권·삼성증권 등 국내 대표 증권사 10곳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컨슈머타임스 김수정 기자] 한국투자증권(사장 유상호)이 동원증권과 통합한지 10주년을 맞아 시장 선두권 굳히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968년 세워진 한신증권이 1982년 동원그룹에 인수돼 2005년 한국투자증권과 합병하기까지 순탄치 않은 길이었다.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 투자은행(IB)·자산관리(AM) 중심 모델로 사업 전략을 개편하면서 한투증권은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증권사로 자리잡았다.

한투증권은 지난해 7년 만에 가장 많은 순이익을 올렸다. 성과를 인정받은 유상호 사장은 9년 연속 연임에 성공했다. 업계 최고로 발돋움 하려는 움직임이 분주하다. 

◆ 투신업계 명가와 대기업 계열사의 합작 

한국투자증권은 1968년 세워진 한신증권과 1974년 설립된 한국투자신탁의 합병으로 2005년 출범했다.

한신증권은 자본금 1억원 규모로 창업해 기업 자금조달, 자산운용 등의 업무를 주로 하던 소규모 회사였다. 1982년 동원산업에 인수돼 내실을 다져 1986년 자본금 200억원 규모로 기업을 공개했다.

1996년 4월 동원그룹의 공식 출범과 함께 동원증권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동원증권은 2003년 동원그룹 소속 금융회사의 지주회사 목적으로 설립된 동원금융지주에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한국투자신탁은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집해 유가증권 등에 대신 투자해주는 금융업무를 담당했다. 투자신탁업을 전업으로 하기 위해 설립된 최초의 금융회사로 기록돼 있다.

1982년 6월 투신업계 최초로 수탁고 1조원을 돌파한 뒤 1992년 수탁고 10조원을 달성, 업계 선두를 달렸다. 1996년 투자자문업 겸업 인가를 받고 제2금융권 최초로 폰뱅킹 업무를 개시, 수탁고 20조원을 달성했다.

2000년 6월 종합증권사로 전환하면서 한국투자신탁증권으로 상호를 변경했다가 2003년부터 지금의 사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사태에 따른 채권을 떠안으면서 부실사로 전락했다. 정부의 공적 자금이 6조5000억원 가량 투입됐다. 부실금융기업에 대한 정부의 '선정상화 후매각' 방침이었다. 2004년 한국투자증권 매각 절차가 시작됐다.

동원금융지주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동원금융지주는 2005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한국투자증권 지분을 100% 인수했다. 동원금융지주는 한국투자금융지주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이후 동원증권을 흡수한 한국투자증권이 합병법인으로 출범했다.

동원지주의 한투증권 인수는 우리금융지주의 LG투자증권 인수 건과 더불어 국내 증권계에 자발적 인수합병(M&A)과 대형화의 '신호탄'을 쏴 올렸다는 평가다.

합병 이후 심한 몸살을 앓기도 했다. 정부가 부동산 가치만 3500억원에 달하는 한국투자증권을 시총 절반수준의 동원금융지주에 5462억원이라는 헐값에 매각했다며 재벌 특혜나 세금탈루와 같은 의혹들이 제기됐다. 노사갈등이 깊어지고 핵심인력이 경쟁사로 이적하면서 수탁고도 줄었다.

◆ 위기 견디며 더욱 안정적으로 자리 내린 '뿌리'

한투증권은 2006년 제휴 은행에서 계설한 계좌를 통해 저렴하게 온라인 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뱅키스(BanKIS)'를 개시하는 한편 베트남, 싱가포르, 중국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위탁수수료 수익에 의존해오던 기존 증권회사의 수익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투자은행·자산관리 중심으로 개편했다.

2004년에 1조7731억원으로 업계 8위권을 맴돌았던 자산총계는 작년 기준 23조4886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업계 5위권에 들었다. 10년 전 116억원의 손실을 보면서 50위 밖으로 곤두박질쳤던 영업익은 지난해 2963억원으로 대폭 늘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은 2011~2013년까지 각각 업계 최고인 1810억원, 1034억원, 755억원. 지난해엔 22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2007년 2352억원을 벌어들인 이후 7년 만에 2000억대 순이익을 재달성했다. 2008년 1121억원의 순손실을 떠안으며 쓴 맛을 본 후에 얻은 달콤한 결실이었다.

평소 위기관리를 중요시 하며 안정성을 강조하는 유상호 한투증권 사장의 사업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초점을 맞춘 투자전략과 한군데로 쏠리지 않고 주식거래중개, 자산관리, 투자은행, 기업공개(IPO), 부동산금융 등에 안정적으로 배분된 수익구조 덕분에 꾸준히 수익을 창출할 수 있었다는 것.

유상호 사장은 1988년 대우증권을 통해 증권계에 몸 담은 후 '전설의 제임스'로 유명세를 떨친 증권계 유명인사다. 대우증권 런던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던 시절 영국에서 하루 동안 거래된 한국주식의 5%를 혼자 매매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면서 얻은 별명이다.

그는 2007년 한투증권 사장에 취임, 올해로 9년째 사장직을 역임하면서 '최장수 증권사 CEO'의 역사를 쓰고 있다.

유 사장은 10억8700만원을 올해 1분기 보수로 수령하며 증권가 '연봉킹'에 등극했다. 급여의 대부분은 지난해 순이익으로 2000억원 넘게 벌어들인 것에 대한 성과급이다.

유 사장은 1일 동원증권과 한투증권 합병 10주년 기념사를 통해 올해를 '리테일 영업 패러다임 변화의 원년'으로 규정하면서 2020년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도약할 것을 다짐했다.

◆ '직원 배려' 경영철학…새로운 가치 창출

유 사장은 취임 이후 1번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다. 국내 증권가가 장기 침체의 여파로 구조조정에 나섰을 때도 인위적인 직원 감축과 지점 통폐합 등을 감행하지 않고 묵묵히 '직원 배려'의 경영 철학을 따랐다.

올해 한투증권은 '매직솔루션' 서비스로 다시 한 번 투자자 공략에 나섰다. 고객의 편리와 필요를 중점으로 둔 서비스라는 업체 측의 설명이다.

매직솔루션은 전문가가 제작한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직원이 투자자의 성향에 따라 맞춤 포트폴리오를 설계해주고 이에 맞는 다양한 보고서를 제공하는 서비스다. 1회성의 설계에 그치지 않고 체계적으로 사후 성과를 관리해줌으로써 설계부터 모니터링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매직솔루션은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포트폴리오를 제공하기 위해 한국투자증권의 상품선정 및 자산배분 역량을 집대성한 고품격 자산관리 플랫폼"이라며 "향후 보다 향상된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만족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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