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규 석유공사 사장 '투자실패·부채증가' 옷 벗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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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규 석유공사 사장 '투자실패·부채증가' 옷 벗나
  • 김태환 기자 thkim@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2월 04일 0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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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 투자 900억원 회수 등 연이은 좌절…"자발적 부채감소 추진 중"
   
▲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연이은 투자 실패와 부채 증가 등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사진은 서문규 사장이 지난달 2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에서 진행된 한국석유공사 국정감사에 참석한 모습.

[컨슈머타임스 김태환 기자] 서문규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해외 인수합병(M&A) 손실과 급속한 부채 증가 등 각종 난관 앞에 위기를 맞고 있다.

2조원대의 금액이 투자된 외국계 정유회사를 900억원대에 매각해 큰 금전적 손실을 봤는가 하면 영국계 회사를 시가보다 1조원 비싸게 매입하는 등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 총 투자액 20분의 1 수준 매각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당시 한국석유공사가 인수한 하베스트의 정유회사 날(NARL)이 미국계 상업은행인 '실버레인지'에 최종 매각됐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총 투자액 2조원의 20분의 1 수준인 900억원 내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석유공사는 2009년 날을 10억2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에 매입했으며 지난 5년간 추가시설투자로 4억3300만달러(약 4763억원)를 사용했다. 여기에 운영비 손실 5억3000만달러(약 5830억원)를 더하면 한국석유공사의 총 투자액은 약 2조원에 달한다.

날은 지속적인 사고로 가동 중단도 잦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년8개월 동안 총 16차례, 349일 동안 셧다운 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단된 일수는 전체 가동일 중 20.5%에 해당한다.

석유공사가 영국 석유탐사업체를 인수하면서 시가보다 1조원 이상 비싼 가격을 치렀다는 의혹도 불거졌다.

새정치민주연합 부좌현 의원은 석유공사가 2010년 9월 영국 다나(Dana)사를 인수하면서 평가액보다 약 1조675억원을 더 지불했다고 폭로했다.

당시 석유공사는 주당 평균 13파운드(약 2만2300원)인 다나사 주식을 18파운드에 사들였는데, 시가총액 15억9000만 파운드보다 6억2000만 파운드 비싸게 인수했다는 것.

부 의원은 "당시 유럽 경제위기 여파로 다나의 주가는 11파운드까지 떨어졌다"며 "자문사인 메릴린치가 불분명한 근거로 작성한 자문보고서만 믿고 석유공사가 투자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속되는 M&A 실패는 부채증가로 이어졌다.

석유공사의 부채비율은 2009년 101%에서 지난해 180%로 급등했다. 총 부채금액은 18조5000억원에 달한다.

일각에서는 서문규 사장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의 공기업 방만경영 해소 움직임 속에서 지속적인 부채증가와 M&A 실패로 서문규 사장의 거취가 불투명해질 수도 있다는 우려다.

◆ "경영쇄신위원회 통한 자발적 개선 추진"

석유공사는 방만경영 해소와 본사 사옥 매각 등을 통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7월 석유공사는 방만경영 개선과제 12개에 대한 정상화를 이행하고, 관련 규정을 개정했다. 또 안양 평촌신도시 내에 위치한 구 본사 사옥을 702억원에 부동산 개발사업 시행사에게 매각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날사와 관련해 과도한 투자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라며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유지하는 것보다 파는 게 낫다는 판단에 매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해외자원개발 문제는 전임 강용원 사장의 책임도 일정부분 있기 때문에 서문규 사장의 책임으로만 보긴 힘들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정상화 추진해 본연의 임무에 매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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