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렉서스 CT200h '형제차' 프리우스와 비교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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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렉서스 CT200h '형제차' 프리우스와 비교해 보니…
  • 여헌우 기자 yes@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11월 14일 07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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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변산반도-군산 900km코스 연비 '우세' 승차감 '압도'
   
▲ 렉서스 뉴 CT200h. 브랜드 패밀리룩을 계승한 전면부 디자인이 눈에 띈다.

[컨슈머타임스 여헌우 기자] 2011년 가을. 프리우스를 몰고 서울-강원 태백 구간 약 500km를 주행했었다. 강원도 지역이 대개 그렇듯 고속도로 끝자락부터는 꼬불꼬불한 오르막·내리막길의 연속이다. 독일 '뉘른부르크링'을 크게 확대한 모습이랄까. 일반 주행환경과 유사한 자동차 성능의 '맨얼굴'을 끄집어 내기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다.

시속 100km 안팎의 고속주행에서 프리우스는 소음과 진동을 거칠게 분출했다. 동승한 지인은 "엔진이 터질 것 같다"는 농담을 던졌다. 도심인근 저속 주행에서는 "엔진이 없는 것 같다"는 극찬으로 얼굴빛을 바꿨다. 프리우스의 한계와 장점을 고스란히 함축했다.

렉서스 CT200h F-스포츠는 프리우스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사용한 '형제차'다. 시승 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이유다.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 연비-고속주행-승차감 '3박자'

앞서 언급했듯 파워트레인만 놓고 보면 렉서스 CT200h F-스포츠는 '신통치 않은' 선입견을 갖기 쉽다. 최대출력 99마력, 5200rpm의 1.8리터 앳킨슨 사이클 엔진과 82ps의 전기 모터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심장이다. 최고출력 136마력 수준에 최대 토크는 35.6kg·m다.

연비와 고속주행, 스포티한 주행에 각각 초점이 맞춰진 '에코모드', '노멀모드', '스포츠모드'로 변속이 세분화 돼 있다. 수치는 성능에 그대로 반영됐다.

서울 요금소에서 충남 천안까지 약 100km 경부선 고속도로 구간은 정체가 심했다. 90~100km정속 주행하는 경우 1시간 안팎이면 도달하는 거리였으나 2시간을 상회했다. 덕분에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주행환경이 자연스럽게 구현됐다. 구간 평균 연비는 21km수준에 형성됐다. 저속주행환경에서 전기모터가 빛을 발한 순간이다.

'에코모드' 사용환경에서의 승차감은 훌륭했다. 시승차를 위한 특별 고성능 타이어가 장착됐나 싶을 정도였다. 확인 결과 미쉐린 프라이머시 MXM4. 부드러운 승차감과 정숙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이브리드 차량 특유의 정숙성을 배가시키는 요인이었다. 저속주행환경이었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천안부근을 지나자 차량이 제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노멀모드'로 즉시 바꿔 가속페달을 힘차게 밟았다. 속도계는 어느새 100km를 넘고 있었다. 프리우스였다면 이미 듣기 거북할 정도의 소음과 진동이 전해져 왔어야 했다. 렉서스 CT200h F-스포츠는 '더 밟아도 된다'는 식으로 가속을 부추겼다. 호기심이 밀려왔다.

   
   
▲ 렉서스 뉴 CT200h 실내. 깔끔한 구성이 돋보인다.

시속 150km까지 몰아 부쳤다. 소음과 진동은 아까와 크게 다를 바 없다. 조수석에 동승한 지인과 잔잔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다. 이 정도면 하이브리드 차량의 단점을 고스란히 커버했을 만큼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그렇게 100km구간을 주행하자 또 다시 차량들이 밀리기 시작했다. 급출발과 급가속이 가능한 '스포츠모드'로 변경했다. 소위 '칼질'로 불리는 끼어들기를 얼마만큼 소화해 내느냐 궁금증이 일었다.

가속페달에 발을 올리자 마자 차량은 민첩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엔진은 거친 숨소리를 내뱉었다. 공차중량이 의심될 정도로 가볍게 움직였다. 핸들 반응도 빨랐다. 연비에 초점이 맞춰진 차량이란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었다.

전남 순천에 도착하자 계기판에 표시된 명균 연비는 리터당 18km안팎. 공인 복합연비에 근접한 수치다. 차량을 거칠게 몰았음을 감안하면 나쁜 수치는 아니다.

◆ '정속주행' 환경 순간연비 리터당 23km 수준

이튿날 순천을 출발해 군산으로 이어지는 170km구간은 시속 80~100km수준의 정속주행으로 일관했다. 순간연비는 리터당 23km수준까지 올라섰다.

도착지에서 살펴본 CT200h의 실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다. 사선 무늬 패턴의 가죽 시트는 전동으로 조절 가능하다. 운전석은 10방향, 동승석은 4방향으로 범위는 다르다. 버킷시트는 운전자와 동승자의 몸을 단단히 움켜쥐는 느낌.

뒷좌석 역시 사선 무늬 가죽으로 마무리됐다. 2600mm의 축거가 의미하듯 레그룸은 넓지 않다. 신장 178cm의 성인 남성이 앉는 경우 앞자리가 움직일 수 있는 여유가 많지 않은 정도다. 트렁크 용량은 기존의 375리터를 유지하고 있다.

실내·외 곳곳에 자리 잡은 F-스포트 배지와 전용 스포츠 섀시 등은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선루프 열림 버튼이 깊게 패여 있는 형태라 손톱이 긴 여성 운전자들은 작동에 불편함을 느낄 가능성이 높다.

VAT 포함 가격은 슈프림 3980만원, F-스포트 4490만원이다. F-스포트 모델 기준 기존 모델에 비해서 410만원 인하된 가격이다.

▲ 렉서스 뉴 CT200h. 날카로운 바디 라인이 스포티한 매력을 강조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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