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SC은행 정보유출 '10만명' 돌파 내부통제 '손' 놨나
상태바
한국SC은행 정보유출 '10만명' 돌파 내부통제 '손' 놨나
  • 김일권 기자 ilkwon@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6월 11일 07시 33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인차단 없는 '주먹구구식' 대책 화근…"시스템 보완 등 투자해야"
   
 

[컨슈머타임스 김일권 기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고객정보유출 규모가 총 10만5000건에 달하는 것으로 최종 집계돼 금융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자극하고 있다.

원인을 사전에 차단하는 시스템 보완 없이 직원교육 강화와 같은 '주먹구구식' 대책만을 반복해 왔던 것으로 파악돼 기업 도덕성에 균열도 야기되고 있다.

◆ "관리∙감독 허술이 근본적 원인"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최근 검찰 수사 과정에서 1만1000여명의 고객 정보 유출 사실이 추가로 발견됐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새롭게 유출이 확인된 정보 가운데 신규명단은 6600명으로 나머지 4400명은 기존 9만4000명에 포함되지만 유출 항목이 추가된 경우다.

이로써 기존 9만4000명에 더해 SC은행으로부터 유출된 고객정보는 총 10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SC은행의 고객정보유출 사건은 전산프로그램 개발업무를 맡은 외주업체 직원이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은행 전산망에 저장된 9만4000명의 고객정보를 빼내 대출모집인에게 넘겨준 사실이 지난 1월에 적발되며 알려지게 됐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출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추가 유출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공동대표는 "정보유출 규모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초반에 조사가 정확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외주업체 직원이 정보를 빼나갈 수 있었던 것도 SC은행이 운영비를 절약하려다 보니 관리∙감독이 허술했기 때문이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SC은행의 내부통제가 심각한 수준까지 악화됐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에 유출된 고객정보 항목은 1명당 최소 9개에서 최대 13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명,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유선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직장정보, 연간소득, 회사등급, 제2금융권 활성 대출 건수, 최근 3개월 연체카드 수, 최근 연체시작일로부터 기간, 연체 정보, 최근 6개월 총 조회건수 등이다.

SC은행의 미적지근한 대응에 대한 질타도 적지 않다.

◆ "내부통제 강화 위해 투자 필요해"

고객 정보에 접근한 적이 있는 직원들에 대한 재점검과 고객 정보 보호 교육 등을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시스템 보완과 같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탓이다.

SC은행 관계자는 "올해 초에 정보유출이 적발됐을 당시 발표했던 대책들 외에는 추가로 확인된 것이 없다"고 짧게 답했다.

김득의 대표는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면 돈을 들여 시스템을 보완하고 정기적인 점검 주기도 짧게 하는 등 투자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런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시한 채 주먹구구식 대책만 내놓은 것 같아 아쉽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오는 2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통해 SC은행의 정보유출건에 관한 제재 수위를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