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G '만년 4위'…생활용품 '세계 1위' 명성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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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P&G '만년 4위'…생활용품 '세계 1위' 명성 '실종'
  • 한행우 기자 hnsh21@cstimes.com
  • 기사출고 2014년 06월 12일 0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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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브랜드 없고 제품 차별화 실패…"소비자 조사, 혁신 이룰 것"
   
 

[컨슈머타임스 한행우 기자] 한국P&G(사장 이수경)의 '생활용품 세계 1위' 명성이 국내에서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 등 영업망과 가격경쟁력을 두루 갖춘 국내 토종 기업들의 견제 속에서 이렇다 할 차별화 포인트를 잡지 못한 게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LG생건-아모레-애경에 밀려 만년 '4위'

11일 생활용품업계와 AC닐슨 등에 따르면 국내 생활용품 시장은 LG생활건강이 점유율 34.1%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과 애경이 각각 16.6%, 16.1%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한국P&G는 점유율 7%대로 4위로 밀려나 있는 실정.

아모레가 생산하지 않는 주방·세탁세제, 섬유유연제 등 3개 카테고리를 제외하고 샴푸, 바디클렌저∙보습, 클렌징, 치약 등 5개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놓아도 역시 아모레와 LG생건에 이어 3위에 그친다.

각각 33.3%, 30.6%의 점유율을 보이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과 비교해 12.4%대의 점유율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현재 한국P&G가 국내에 내놓은 제품은 △팬틴 △헤드앤숄더 △웰라 △질레트 △SK-Ⅱ 등 뷰티 제품과 △다우니 △페브리즈 △듀라셀 등 섬유·가정용품 △오랄비 △위스퍼와 같은 건강용품 등 총 14개 브랜드다.

이 중 업계 1위는 오랄비, 질레트, 페브리즈 정도로 좁혀진다.

주력제품이자 글로벌 1위의 섬유유연제 '다우니' 역시 국내에서는 LG생건 '샤프란'의 높은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는 상황.

글로벌 P&G 제품 중 대부분이 세계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P&G의 성적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P&G는 1989년 합작법인 형태로 처음 한국에 진출했으며 이어 1992년에 한국지사를 세웠다. 국내 진출 10여년이 넘도록 아직 토종 업체들간의 선두 다툼에 끼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는 순위 유지의 관건은 '트렌드'라고 입을 모은다. 세계 어느 곳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의 취향과 눈높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시장을 리드해야 한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샴푸 및 보디 제품의 경우 '생활용품'이 아닌 몸을 가꾸는 '화장품'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면서 "생활용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치가 달라진 만큼 제품에 대한 접근 방식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 "소비자 조사 바탕으로 혁신 이룰 것"

글로벌 업체와의 격차를 벌이는 요인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특별히 소비자들에게 각인된 1등 브랜드나 한국 소비자들이 선호할 만한 대표적 인기 제품이 떠오르는 게 없다"면서 "국내 소비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이를 상쇄할만한 장점이 없고서야 업계 판도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P&G는 소비자 분석을 바탕으로 혁신을 이루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글로벌 P&G의 경우 자체 시장조사부서인 소비자시장전략본부를 국가별로 운영, 매년 4000억 이상을 투자하고 있으며 2만 건이 넘는 소비자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소비자 분석이) 간단해 보이면서도 가장 근본적인 부분"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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