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추리뮤지컬 '셜록홈즈2: 블러디게임' 별점리뷰
상태바
한국형 추리뮤지컬 '셜록홈즈2: 블러디게임' 별점리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려한 볼거리에 비해 아쉬운 구성

  ▲ 설앤컴퍼니

뮤지컬 '셜록홈즈2: 블러디게임'(이하 셜록홈즈2)이 '셜록홈즈' 시리즈의 새 막을 열었다. 작품은 전편인 뮤지컬 '셜록홈즈1: 앤더슨가의 비밀'을 성공으로 이끈 노우성 연출가, 최종윤 작곡가가 힘을 합친 2번째 작품이다. 천재 탐정 '셜록홈즈'에 맞먹는 천재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이야기를 더해 새로운 한국형 추리뮤지컬의 탄생을 예고했다.

이번 공연에는 전편에서 '셜록홈즈'로 활약한 송용진, 김도현이 다시 세기의 명탐정으로 분한다. 굵직한 작품에서 실력파로 주목받은 이영미와 윤형렬이 지원사격에 나선다. 중극장으로 과감히 무대를 넓힌 뮤지컬 '셜록홈즈2'의 진면목은 어떤 모습일까.

스릴러의 나사는 끝까지 조여야 한다, ★★☆

1888년 런던은 세기의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엽기적인 연쇄살인으로 공포에 빠진다. 프랑스에 있던 명탐정 '셜록홈즈'는 런던 경시청의 의뢰를 받아 영국으로 돌아온다. 동료 '제인 왓슨'과 함께 조사에 착수한 그는 발군의 추리력으로 '잭 더 리퍼'를 찾아내 경찰에 넘기고, 살인마는 법의 심판을 받는다.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또 한명의 여자가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되고 사건은 다시 미궁에 빠진다. 베테랑 경찰 '클라이브'는 '셜록홈즈'에게 사건을 함께 조사할 것을 제안하고, 추격자는 세 명이 된다. 이들은 범인이 현장에 남긴 단서들로 그의 행적을 쫓지만, 정체를 숨긴 '잭 더 리퍼'는 보란 듯이 살인을 예고하고 잔혹한 피의 잔치를 벌인다.

작품은 대중에 익숙한 '잭 더 리퍼'라는 소재를 끌어와 안전성을 확보했다. '잭 더 리퍼'는 이미 국내에서 동명의 뮤지컬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천재 탐정을 쥐락펴락하는 또 하나의 천재로 '잭 더 리퍼'만한 인물도 없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은 범인(凡人)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긴박함으로 그려진다. 작품은 살인이 일어난 직후 또 다른 살인이 일어나는 숨 가쁜 전개로 객석을 조였다. 1막은 많은 설명 없이 단순히 살인마의 범행을 재현하는 것만으로도 서슬 퍼런 분위기를 자아냈다.

미스터리와 스릴러가 균형 있게 공존하는 1막과 달리 2막은 필요 이상으로 친절하다. 결말을 위해서는 '잭 더 리퍼'의 정체가 반드시 밝혀져야 하지만, 그가 왜 살인마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이유가 지리멸렬하게 쏟아져 작품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추리물의 비장의 무기인 복선도 턱없이 부족하다. 의외의 인물이 살인마라는 반전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도, 결말을 위한 결말을 만들어놓고 되감기를 하는 구성은 다소 헐거워 보였다.

   
 

눈은 즐겁지만 귀는 글쎄? ★★★

뮤지컬 '셜록홈즈2'의 무대는 인물들의 동선에 비해 큰 편이다. 덕분에 배경과 군무의 어울림도 좋고, 시공간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하는 영상과 조명도 더욱 빛을 발한다. 안무 역시 사건을 함축하는 유기적이고 상징적인 움직임으로 빠른 전개를 따라잡는 데 일조했다.

아쉬운 점은 기억에 남는 넘버가 없다는 것이다. 테마곡을 제외한 모든 곡의 멜로디가 새롭게 만들어졌지만, 영상과 조명에 힘입은 '보이는 음악'에 집중한 나머지 음악의 독립성을 잃고 내레이션 기능에만 충실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셜록홈즈'로 분한 송용진의 튀는 연기도 문제였다. 독보적인 캐릭터를 선보이려는 시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한껏 과장된 톤과 '뉘앙스'만 남은 대사는 주변 인물의 사실적이고 매끄러운 연기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오히려 '셜록홈즈'가 빠진, '제인 왓슨'과 '잭 더 리퍼'가 일대일 대치를 벌이는 장면이 가장 팽팽한 긴장감을 자랑했다. 뮤지컬 '셜록홈즈2'의 최대 수혜자가 '잭 더 리퍼'라는 아이러니만 남겼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