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투어-모두투어 '최저가' 알고 보니 '요금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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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모두투어 '최저가' 알고 보니 '요금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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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요금' 숨긴 뒤 결제 시 슬쩍…'가격투명' 약속파기 빈축
   
▲ 하나투어 패키지 여행상품 설명. 기준 가격을 표시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정미라 여헌우 기자]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국내 여행사들이 대소비자 '가격투명' 약속을 깨고 암암리에 추가요금 지불을 유도한 정황이 포착돼 빈축을 사고 있다.

성인 1인 기준 '최저가' 안내와 달리 혼자 여행을 떠나는 소비자를 상대로 별도의 청구서를 발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를 상대론 슬쩍 성인요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 말로만 '1인 기준 최저가'…'싱글차지' 부과

9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 상품을 이용한 소비자들 사이에 최근 '바가지 요금'으로 인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불만사례가 늘고 있다.

2인 기준 100만원짜리 여행상품을 '1인 기준 최저가' 50만원 이라고 판매하지만 막상 1인이 이용할 경우 '싱글차지'가 붙어 60만~70만원을 내야 하는 구조로 조사됐다.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추가 요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상황. '싱글차지'를 내지 않으려면 낯선 여행객과 방을 함께 써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요금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성인 2인 기준 100만원짜리 상품을 성인 1인 어린이 1인이 이용하면 80만원만 내면 된다고 안내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성인 2인 이상 동반 시에만 어린이 요금이 적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 2인+어린이 1인' 조합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성인 1인과 어린이 1인만 여행을 떠날 경우 성인 2인 요금인 100만원을 모두 지불해야 한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호텔 예약은 2인 1실 기준"이라며 "패키지 상품의 경우 전체 인원을 산정해 숙소를 정하기 때문에 1인이 1객실을 사용하면 추가 요금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추가 요금과 관련된 설명이 깨알 같이 작은 글씨로 표기돼 있거나 홍보 문구에 가려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 이 같은 정보를 소비자가 사전에 파악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숙박 일수와 호텔에 따라 싱글차지 가격이 달라져 모두 명시하기는 힘들다"며 "보통 상담센터를 통해 예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게 설명한다"고 해명했다.

소비자들의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관광공사, 한국소비자원과 함께 '핵심정보 전면 표시제' 시행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지난 해 말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상세일정, 일정 외 시간운영, 호텔 변경 시 업소명, 가이드 팁 관련 사항을 명시하고 추가요금 등을 상품가에 포함하는 게 골자다.

◆ "숨겨진 가격 모두 공시해야"

정부 차원의 표준안 확정이 늦어지는 틈을 악용, '눈 가리고 아웅 식' 여행 상품 판매를 하나투어와 모두투어가 계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12개 대표 여행업체를 대상으로 현황 조사를 실시하고 숨겨진 가격을 모두 공시하는 등 홈페이지 수정을 지시했다"며 "향후 '전면표시제' 시행 이후에도 개선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규제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소비자포럼 대표인 박명희 동국대 명예교수는 "상세내역, 정찰제 등을 상단에 표기해 숨겨진 가격을 쉽게 알아볼 수 있게 제도가 개선 돼야 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게시판 등에서 별점, 리뷰를 이용한 소비자 모니터링도 도입해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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