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 이연경 기자] 삼성 금융계열사가 올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증권·카드에서 호조를 보이는 데 반해 보험 부문에서는 우울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증권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11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38.5% 늘어난 889억원을 기록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3844억원, 누적 당기순이익은 287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 1년 실적에 필적했다.
WM부문은 해외주식과 금융상품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해외주식 거래대금 72%, 고객 수 69%, 자산 규모 24%를 증가시켰다.
IB·운용부문 실적 기여도도 늘어났다. IB부문은 인수와 자문수수료 수익이 전년에 비해 16% 상승했다. 운용부문은 금리상승 등 부정적 시장 환경에도 전분기와 비슷한 실적을 유지했다.
삼성증권은 내년에도 안정적인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증권의 내년 연결 이익이 올해보다 0.7% 증가한 370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카드 역시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이 90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다. 올해 누적 당기순이익은 2827억원으로 지난 해보다 2.8% 올랐다.
이는 지난해 코스트코와의 독점 계약이 끝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질 것이란 예상을 깨버린 셈이다.
삼성카드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할인점 제휴 마케팅으로 개인 신용판매 취급고를 전년 대비 22조원(2.1%) 증가시켰다. 성과급 등 인건비가 200억원이나 줄어든 영향도 크다.
다만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의 연임 전망이 노조와해 재판으로 인해 불투명한 상황이다. 리더십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의 보험 라인은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해 증권·카드사와 대조적인 모양새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202억원이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6% 감소한 수준이다. 누적 보험영업손실은 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6.2% 확대됐다.
삼성화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급감하면서 건전성이 위태로워졌기 때문이다.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58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1%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작년 3분기 누적 1조2900억원에서 올해 8593억원으로 떨어졌다.
또한 삼성화재는 올 경영실적 평가에서 사상 처음으로 'B등급'으로 떨어졌다. 삼성의 '삼성금융경쟁력강화TF'는 각 계열사 경영실적을 A, B, C 세 등급으로 나눠 평가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향후 전망 역시 어둡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2022년 도입을 앞둔 새 국제회계기준(이하 IFRS17)의 준비로 리스크관리 부담과 요구자본이 늘어난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영업은 보험이익과 자산운용수익에서 이윤을 낸다"며 "그동안 하나가 고꾸라지면 하나가 만회하는 식으로 커버를 해왔는데 현재는 보험료 수익도 떨어지고 투자수익도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