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비영/가쎄/1만4500원
엄니는 이러한 역동적인 한국사회를 힘겹게 살아왔고 여전히 살아내고 있는 여성의 생존사를 한 가정의 여성 3대를 통해 생동감 있게 담아낸 소설이다.
남성의 소유물이거나 그 아래 존재하며 그들의 수발을 들거나 희생의 조재로 긴 시절 살아왔던 여성들. 그래서 언제나 생이 억울하다고 한스럽다고 생각했던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만 낳으면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아이러니한 사고에 갇혀 살아온 여성들의 이야기가 소설 속 장길주라는 인물을 통해 그러진다.
엄니에 등장하는 많은 여성들은 존재의 정체성에 대한 불안과 사회적 약자로서 고민한다. 남성과 동등한 존재로서 자아를 찾고 싶은 여성들의 열망은 자신과 같은 삶이 자식 대엔 답습되지 않길 바라는 것으로 귀결된다.
권비영이 엄니를 통해 독자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상호 존중과 이해, 그리고 그를 기반으로 한 균형 유지를 역설하는 한편 여성만이 이닌 또 하나의 중요한 가치가 소실되지 않기를 바란다.
이 세상은 어머니가 키워온 세상이며 그 세상이 어떤 모습으로 변해가더라도 어머니가 지닌 강한 모성을 여전히 이 세상을 키지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것이 권비영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 궁극적으로 보여주려는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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