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문장은 많은 암 환자들이 겪는 고통이나 불안감 등 부정적인 요소들과는 대치되는 뉘앙스를 띠어 비난받았다. 하지만 이 대사를 쓴 임성한 작가는 오히려 암세포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함으로써 이에 맞설 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암에 대한 새로운 관점은 암세포에 대해 막연히 느낄 수 있는 공포와 체념 같은 감정에서 한발짝 물러나 암세포를 좀 더 초연하게 바라보게 만든다. 이어 암세포가 생긴 일상의 원인을 따져보고 자신의 몸에게 사과하고 같이 지내다보면 결과적으로 암을 다스릴 수도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지론이다.
드라마 작가로서 절필을 선언한 임성한 작가는 극본을 쓰는 활동을 이어오며 겪었던 건강 문제들을 '암세포도 생명'과 같이 자신만의 맥락에서 파악해왔다. 그리고 문제를 이겨내며 터득한 자신만의 건강 관리 노하우를 담은 책 '암세포도 생명 임성한의 건강 365일'을 펴냈다.
임성한 작가의 평판과 작품성에 대한 외부 의견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임 작가는 드라마 시청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입증했고 성공했다. 그랬던 그가 절필한 것도 의외지만 갑작스럽게 출판사를 직접 차리고 그간 쌓아온 경력과는 전혀 무관해보이는 '건강 실용서'를 쓴 것도 놀라운 부분이다. 그가 쓴 드라마에 스스로 주인공이 된 듯도 하다. 그는 왜 갑자기 이 책을 써낸걸까.
저자가 밝힌 집필 배경은 사실 그의 과거 경력과 지극히 관련 있다. 임 작가는 극본을 쓸 때 건강 문제를 가장 중요시했다. 아프면 원고를 못 썼고 방송을 펑크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방송이 중단되는 것은 그에게 절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글 쓰는 자신이 늘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했다.
이를 위해 온갖 건강 관련 서적을 섭렵하고 자신의 몸으로 이런저런 임상실험(?)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이 결과 임 작가는 자신만의 건강 관리법을 찾아냈고 나이가 더 젊었을 때 비법을 꺠우치지 못한 것을 애석해 할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이 책에는 저자 본인 만의 건강 관리 비결이 담기기도 했지만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다스리며 작가로서 활동해온 얘기들도 곁들여져있다. 건강에 관심있는 독자들 뿐 아니라 임성한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또 작가로서 겪었던 에피소드와 고충 등에 대해 궁금증을 갖고 있던 독자들도 몰입할 수 있을 만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