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식비 1억원 vs 10만원…예비부부들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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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식비 1억원 vs 10만원…예비부부들 '멘붕'
  • 이인화 기자 ihlee@cstimes.com
  • 기사출고 2013년 01월 11일 0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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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션·장소 따라 부르는 게 값… 꽃장식만 1800만원 버젓이 '끼워팔기'
   
▲ 서울 신라 호텔 웨딩홀.

[컨슈머타임스 이인화 기자] 4월의 신부를 꿈꾸고 있는 직장인 유모씨. 결혼을 앞두고 예식장을 고르기 전 견적서를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인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이여서 누구보다 화려하게 하고 싶었지만 가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호텔예식장의 꽃장식과 식비로 인해 결혼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견적서에 적힌 가격은 1억5000만원. 화려한 결혼식도 좋지만 이렇게 비싼 비용을 들여야 하나 속앓이만 하고 있다.

◆ 비싸도 너무 비싼 호텔 결혼식…꽃장식만 1800만원

올 4~5월 결혼식 시즌을 앞두고 수많은 예비부부들이 예식장 예약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천차만별인 예식비가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회성 장식가격만 보더라도 그 차이를 짐작케 한다.

10일 예식업계에 따르면 '고가'로 분류되는 웨딩홀의 전체 식비에는 하객들에게 제공되는 음식 가격은 물론 꽃 장식 가격이 포함돼있다. 여기에 부가세와 봉사료 10%씩이 가산된다.

호텔신라의 경우 1인당 식사비용은 양식기준 20만원 안팎. 300명이 온다고 가정하면 해당 항목만 6000만원을 훌쩍 넘긴다. 꽃장식 비용은 1800만원에 책정돼 있다. 조명과 안개 등이 활용되는 연출비는 400만원. 와인, 폐백 수모비, 카메라, 프로젝트 사용비까지 합하면 1억원을 훌쩍 넘긴다.

롯데호텔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식비만 총 5400만원에 꽃장식 1500만원, 무대비용이 400만원이다. 여기에 폐백실 등 부대비용을 더하면 9000만원을 넘어선다.

이철호 호텔신라 홍보팀장은 "(결혼비용은) 상황에 따라,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에 따라 다르다"며 "식당마다 음식값이 다르듯이 웨딩비용도 다 다르다"고 말했다.

예식비용에서 꽃장식 비용을 제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웨딩 컨설팅 관계자는 꽃장식 비용의 차이에 대해 "퀄리티의 차이도 있지만 솔직히 브랜드 값이다"라고 말했다.

성신여자대학교 생활문화소비자학과 이현진 교수는 호텔 예식과 꽃장식 비용에 대해 "거품이 심하게 껴있는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며 "꽃장식은 끼워팔기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호화로운 결혼식보다 '혼례'의 본질적인 의미를 살린 합리적 예식도 많은 소비자들이 선택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 합리적인 웨딩 선택하는 소비자 늘어…

1월 현재 여성가족부는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개방하는 '전국공공시설혼인예식장'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시 신청사 시민청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다. 시민청 내 이벤트홀은 150명 내외의 하객 수용이 가능하고 이용요금은 10~20만원 수준이다. 피로연은 생략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필요에 따라 간소한 피로연은 가능하다.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한전KDN에서도 예식이 가능하다. 예식 전반사항을 전문 업체에 위탁해서 운영해 예비 신부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예식장 사용료는 무료다. 식비도 구내식당을 이용해 2만원 이내다.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시간당 6만원에 국제회의장을 예식장소로 빌릴 수 있다. 폐백 의상과 용품, 병풍 등도 제공된다. 결혼식 음식 또한 구내식당 뷔페를 이용하면 2만원 대에서 해결할 수 있다.

혼례종합정보센터 관계자는 "호화로운 결혼식보다 결혼의 진짜 의미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공공시설 혼인예식장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며 "비용도 저렴해 젊은 예비 부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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