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우체통'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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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우체통' 이젠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12월 05일 0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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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빈' 편지함 집배원 헛걸음 일쑤…우정본부 "철거사업 가속"
   
 

[컨슈머타임스] 전국 각지에 비치돼 있는 '빨간 우체통'이 추억 속으로 사라진다.

설치대수에 비해 이용자수가 미미한데다 집배원이 헛걸음하는 등 세금낭비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김명룡, 이하 우정부)가 사실상 '철거'에 시동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 우체통 과잉 공급, 인력낭비 초래

4일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우체통 숫자는 매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2007년 2만5547개, 2009년 2만2997개를 기록하더니 지난해는 2만1083개로 줄었다. 휴대전화의 보급률이 높아지고 이메일, SNS 등 IT 기술 발달로 일반 편지를 이용하는 소비자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우체통으로 인한 비용낭비, 즉 세금낭비가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집배원은 평일 1~2회 우체통을 찾아가 편지를 수거한다. 편지 수거량은 우체통마다 매일 2~3통 정도로 파악됐다. 우체통에 편지가 없어 집배원이 허탕을 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우정부의 설명이다.

우체통이 쓰레기통으로 전락한 것도 우정부의 골칫거리다. 우체통에 들어있는 휴지, 과자봉지부터 음식물, 사용한 생리대까지 집배원의 업무를 배가시킨다.

유명무실한 우체통이 철거되면 인력 낭비를 방지할 수 있을뿐더러 고철판매로 인한 수익금을 우정부 자산으로 충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정부는 고심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시외곽 지역의 소비자들을 비롯 소수의 손편지 이용자들 입장에서는 우체통 철거가 곧장 불편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우정부는 최근 발표한 '국내 통상우편물 방문접수 제도'가 두 가지를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통상우편물 방문접수 제도는 집배원이 발송인을 방문해 편지•등기 등 일반우편물을 접수 받는 서비스다. 내년 1월 1일부터 12월말까지 시범 시행될 계획이다. 우체국콜센터나 인터넷 우체국으로 신청하면 휴무일을 제외한 다음날 우체국 접수자가 약속한 장소를 방문해 편지나 등기를 받아간다.

◆ "일부 소비자의 니즈를 무시할 수 없지만…"

요금은 25g기준 1통에 1000원, 10통에 6000원, 100통에 1만원, 500통에 2만원, 1000통에 3만원이 적용된다. 우편요금은 별도로 부과된다.

이 제도가 우체통의 기능을 보완할 경우 우체통 설치수가 급격히 줄어들 개연성이 크다.

김상식 우정부 홍보담당관실 주무관은 "효율성 측면에서 우체통을 철거하는 게 옳지만 (우편 서비스가) 공공사업이기 때문에 (우체통을 설치 늘려달라는) 일부 소비자의 니즈(요구)를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많은 소비자들이 우편물 방문 접수를 희망하고 있었다"며 "이 제도가 자리잡게 되면 우체통 철거사업에 가속이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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