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안내자막' 때문에 TV 못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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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안내자막' 때문에 TV 못 보겠다"
  • 민경갑 기자 mingg@cstimes.com
  • 기사출고 2012년 07월 06일 08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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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사이즈' 디지털전환 안내문이 '화면 테러' 시청자 불만 폭주
   
 

방송통신위원회가 디지털 방식으로 방송을 전환하면서 TV시청을 방해하는 크기의 안내자막으로 도마에 올랐다.

다음달부터는 해당 안내문의 크기를 더욱 키울 계획이라 시청권을 침해 당한 소비자의 반발이 예상된다.

◆ 화면의 절반이 '안내자막' TV시청 사실상 '불가능'

A씨는 최근 들어 때때로 나오는 '아날로그 방송 중단 자막' 때문에 TV시청이 짜증스럽다.

수개월 전 방송 화면을 3분의1 가량 가리던 아날로그 중단 자막 안내문은 시간이 지나자 화면의 절반을 가릴 정도로 커졌다.

이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방통위 홈페이지를 찾은 A씨는 본인과 같은 불만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A씨와 유사하게 '자막의 노출 시간을 줄여달라'는 내용과 '방송 화면을 가리지 않는 범위에서 홍보해달라'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아날로그 방송 중단 자막 안내문에 답답함을 호소하는 소비자는 A씨만이 아니었다.

B씨는 한번 나타나면 10분 이상 사라지지 않고 화면을 가리고 있는 자막 안내문에 화가나 명시돼 있는 문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B씨의 강렬한 항의에 상담자는 "국민에게 디지털 방송 전환을 홍보하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방통위에 따르면 기존 아날로그 방송은 올해 12월31일을 기점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기존 아날로그 방송의 5~6배에 이르는 고화질(HD) 영상 시청과 5.1채널 음향청취가 가능한 디지털 방송으로 전면 전환된다.

이에 방통위는 지난 1월부터 자막안내문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고지하고 있다. 디지털 방송으로 전환되면 기존 아날로그 형식의 TV로는 방송 시청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1∼2월 전체 화면의 30% 크기에 불과했던 자막안내문이 최근 들어 50%로 확대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다른 권역에 비해 수도권은 일일 기준 60분으로 자막 송신 시간이 적은 편이지만 시간을 분할∙운영하고 있어 시시때때로 TV시청을 방해하고 있다.

화면의 대부분을 가려 방송 시청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특히 방통위는 오는 7월부터 자막 크기를 5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불만은 고조될 전망이다.

방통위는 자막 안내문 확대에 대해 선을 그었다.

◆ '너무 큰' 안내자막, 지상파로 '불똥'

방통위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갑자기 자막의 크기가 현행보다 커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해당 지역의 디지털 방송 보급률을 살피고, 협의 회의를 거친 후 세부 추진내용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 전환에 대한 소비자들의 문의전화가 있지만 대부분 전환 방법이나 정부의 지원에 대한 내용"이라며 "자막 안내문에 관련된 내용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와 방통위 게시판에는 자막 안내문으로 TV 시청이 어렵다는 소비자의 불만이 쇄도하고 있다.

방통위의 자막 송신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지상파 방송사도 마찬가지다.

지상파 방송 관계자는 "방통위에서 송출하는 자막에 시청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며 "해당 문의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자막크기가 커지는) 다음달이면 더 많아지지 않을지 염려된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이달부터 방통위에 자막 크기를 줄여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방통위는 다음주 중 대전∙충남, 전북 지역을 시작으로 자막 안내문 확대에 대한 회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의 내용에 따라 자막이 화면 전체를 가리는 '가상종료'가 시행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슈머타임스 민경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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