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발길 뚝… 영화업계 '고사'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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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발길 뚝… 영화업계 '고사' 위기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11월 24일 0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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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롯데 등 "흥행작 부족"…극장 100개 좌석중 총 소비자는 25명불과
   
▲ (자료사진)

CJ와 롯데, 싸이더스로 대표되는 국내 영화업계가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겨 울상을 짓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에 따른 '블록버스터'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순익이 크게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 매출액은 늘고 있으나 '빛 좋은 개살구'

23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와 영화업계에 따르면 여름 휴가시즌과 추석연휴가 끼어있는 올해 3분기의 경우 총 5133만 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지난해 동기대비 359만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도 나쁘지 않다. 올해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국내외 영화를 모두 합쳐 1억3000만명 이상의 관객들을 끌어 모았다. 매출액은 1조200억원을 상회한다. 총 매출액은 전년대비 4.1%가량 늘었지만 순익정보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실상은 '빛좋은 개살구'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하소연이다. 평균적으로 들어가는 스크린 유지비용이 순익을 갉아먹고 있을뿐더러 소위 '대박' 영화가 터져주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스크린 증감율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지역 전체 스크린수는 총 447개였다. 2009년 스크린수(470개)보다 크게 후퇴했다. 같은 시기 전국 총 상영관수는 2055개에서 2003개로 줄었다.

영화업계 관계자는 "극장을 찾은 사람들은 많아졌을지는 모르겠지만 순익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보면 된다"며 "배급 및 극장운영을 함께 하고 있는 CJ나 롯데 등의 업체가 스크린수를 경쟁적으로 늘린 것이 이유"라고 말했다.

극장의 입장수입은 배급사와 극장이 정해진 비율로 나눠먹는 구조다. 빈자리 없이 영화상영이 장기간 지속되지 못하는 경우 양측 모두 금전적 손실을 입는다는 얘기다. 즉, 스크린 숫자가 늘어날수록 그에 따른 관리, 운영비 등이 추가로 발생돼 양측의 순익이 동시에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CJ 관계자는 "백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이 있다면 연간 객석 점유율은 25%밖에 되지 않는다"며 "극장이 관람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던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영화업계는 차별화 서비스에 팔을 걷고 나선상태다. 일반 '평면영화'가 아닌 3차원 영상, 오감체험을 더한 4D 상영관, 아이맥스(IMAX) 등의 스크린을 늘리면서 가격을 높게 받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CJ CGV는 연인 관람객을 노린 '스위트박스'라는 좌석을 일부 운영하면서 일반 좌석에 비해 티켓가격을 높게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티켓 한 장당 최고 2만5000원을 매긴 극장을 서울 중심부에 개장하기도 했다.

CJ 관계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아이맥스나 4D등 특화관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스윗박스는 연인들은 물론 낮 시간 중년 커플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밝혔다.

(자료=영화진흥위원회)
◆ "소비자들의 관심 끌만한 대형작품이 없다"

서비스 질과 가격을 동시에 올린 전략이나 효과는 불투명하다. 일반 상영관에 비해 지출되는 비용이 최대 3배 가량 높아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영화업계 한 관계자는 "영화업계가 '고사' 직전의 위기에 몰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핵심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대형작품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세계 경제의 변동성이 심해 '큰손'들이 영화투자에 인색해 지면서 덩달아 영화의 질도 떨어지고 있다"며 "재미도 없는 영화를 누가 돈 주고 보려 하겠나"고 꼬집었다.

이어 "바로 어제 개봉한 영화라고 해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해 평점이 매겨지고 세세한 정보가 교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무작정 극장을 찾는 관람객들이 크게 감소한 것도 영화업계 입장에서 보면 적지 않은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영화업계의 대대적 구조조정을 점치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국내 영화업계는 전례 없는 추운 겨울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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