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쿠팡, '제판 전쟁' 1년…'각자도생'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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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쿠팡, '제판 전쟁' 1년…'각자도생'으로 간다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11월 22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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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사 성장 지속…갈등에 따른 영향 미미해
쿠팡, 활성고객 2042만명 달성하며 고객몰이
CJ제일제당, 3분기 햇반 매출 14% 증가

컨슈머타임스=안솔지 기자 | 식품업계 1위 CJ제일제당과 이커머스 1위 쿠팡의 갈등이 1년에 다다르며 장기화되고 있다. 햇반 납품가 협상에서 촉발된 갈등이 제조업체와 판매업체 간 힘겨루기로 번지며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로써 CJ제일제당과 쿠팡 모두 잃을 것이 많은 만큼 양사가 조기에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는 예상도 완전히 빗나가게 됐다. 그간 서로의 빈 자리로 인해 타격을 받기는 커녕 매출 성장을 이룬 만큼, 양사의 갈등이 근시간 내에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양사는 여전히 '협상 진행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화해무드' 보다는 '각자도생'으로 가닥을 잡아가는 모양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네이버·배달의민족 등 이커머스 업체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며 '쿠팡 지우기'에 돌입했다. CJ제일제당은 이를 두고 판로확대의 일환이라며 쿠팡과의 갈등상황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지만, 업계에서는 '반쿠팡 연대'의 확대라는 입장에 힘을 싣고 있다.

현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배달의민족 B마트와 함께 CJ제일제당 창립 70주년 기념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서는 오는 30일까지 햇반, 비비고 왕교자, 스팸 등 20여종의 CJ제일제당 인기 상품들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으로 만나볼 수 있다. B마트에서는 21일부터 고메 소바바치킨, 비비고 만두 및 국물요리등 B마트에서 판매 중인 CJ제일제당 전 제품을 최대 70% 할인한다.

이처럼 이커머스 플랫폼과 협업을 강화하며 가시적인 성과도 내놓고 있다. CJ제일제당의 네이버 공식 브랜드스토어 알림 받기를 설정한 고객 수는 전년 대비 51만명 증가하며 129만명을 돌파했다. 매출 역시 10월 누계 기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1% 신장했다. 지난 9월 파트너십을 맺은 B마트에서도 평균 30분 안팎으로 배송해주는 서비스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기반으로 1월 누계 기준 매출이 1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신세계와의 협력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이마트·SSG닷컴·G마켓에 신제품 13종을 선출시한데 이어, 이번에는 이들과 공동으로 기획한 혁신제품 5종을 선보인다. 제품 콘셉트 개발 등 기획 단계부터 양사가 협업해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도 양사 간 시너지를 통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다양한 혁신 제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쿠팡도 마찬가지다. 쿠팡은 지난 1월~5월 중소·중견기업의 즉석밥 제품 매출이 50~100배 이상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중소·중견기업이 만드는 즉석국, 냉동만두 등도 같은 기간 60% 이상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쿠팡은 당시 여러 식품 품목을 독과점해온 대기업 제품이 빠진 빈자리를 중소·중견기업 제품이 메우면서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CJ제일제당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거기다 올해 3분기 기준 CJ제일제당의 햇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으며 성장을 지속했다. 쿠팡은 매출 8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활성고객은 전년 동기 대비 14% 늘어난 2042만명을 기록했다. CJ제일제당은 쿠팡 없이도 견조한 매출을 보였고, 쿠팡 역시 CJ제일제당 없이도 고객몰이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다. 

이처럼 서로의 빈자리로 인한 영향이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나면서 양사의 합의 가능성은 더욱 낮아지고 있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CJ제일제당과 쿠팡이 서로 없이도 성장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한 데다, 힘겨루기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도 먼저 손을 내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은 양사가 계속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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