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자"…제습기 품절 대란에 가전업계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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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젓자"…제습기 품절 대란에 가전업계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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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량 폭주…신제품 출시·마케팅 강화 등 수요 공략 '총력'
SK매직 '초슬림 제습기'
SK매직 '초슬림 제습기'

컨슈머타임스=김윤호 기자 |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부터 제습기 붐이 일며 가전업계가 모처럼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올여름 엘니뇨 현상으로 폭우가 잦을 것으로 전망돼, 미리 제습기를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진 영향이다.

최근 제습기 '품절 대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제습기는 소비자들이 통상 6~7월경 많이 찾는 제품인데, 올해는 이례적으로 4월부터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다. 

SK매직(대표이사 윤요섭)이 지난 3월 출시한 '초슬림 제습기'는 현재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제품이다.

SK매직 관계자는 "당초 준비한 물량 대비 주문량이 200% 이상 폭주했다"며 "현재 재고가 없어 당장은 배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위닉스(대표이사 윤희종·윤철민)의 '뽀송 12L' 제품도 지난 23일 일시적으로 품절 사태를 빚었다. 

4월 제습기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쿠쿠전자(대표이사 구본학)의 지난달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했다. 아직 정확한 판매량은 집계 전이지만 위니아(대표이사 김혁표), 신일전자(대표이사 정윤석) 등 다른 기업들의 4월 판매량도 예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가전업계에서는 때 이른 제습기 붐에 대해 올여름 역대급 물폭탄이 예고된 영향으로 분석한다. 기상청은 올여름 엘니뇨 현상이 국내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엘니뇨는 적도 근처의 동태평양 바닷물이 평년보다 뜨거워지는 현상이다. 바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많은 수증기가 공급돼 폭우 등과 같은 극단적인 이상기후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더해 이달 초 어린이 날 연휴에 전국에 집중호우가 쏟아진 점도 구매 심리를 자극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많은 비를 경험한 소비자들이 미리 제품을 선점하기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 업계에서는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급증한 수요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쿠쿠전자는 오는 6월 중 제습기 신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인스퓨어 제습기 등 4가지 제품 라인업을 갖췄지만 신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확실하게 잡아두겠다는 의지에서다.

신일전자는 내달 홈쇼핑에서 제습기 판매를 계획 중이다. 신일전자 관계자는 "좀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신일 제습기를 알리고자 홈쇼핑 마케팅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코웨이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
코웨이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

제습 기능뿐 아니라 공기 청정까지 한 번에 가능한 제품도 눈에 띈다.

코웨이(대표 서장원)는 최근 공기 청정과 제습 기능을 함께 갖춘 '듀얼클린 제습공기청정기'를 출시했다. 소비자들은 상황과 필요에 따라 공기 청정과 제습을 맞춤으로 설정해 사용 가능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 올해 서울에서 관측된 황사 일수는 18일로, 1∼5월 관측된 황사 일수 기준으로 보면 2001년 이후 가장 많다. 공기 청정·제습이 한 번에 가능한 올인원 제품을 통해 더 폭넓은 수요층을 공략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업계 관계자는 "위축돼 있던 가전 시장이 제습기 판매 호조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며 "대다수 업체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젓자'는 마음으로 신제품 출시 준비나 관련 마케팅 강화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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