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시장의 예상은 적중했다. 물가상승 압력에 시달렸던 미국이 금융시장 불안 여파 속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3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5.00∼5.25%로 상승했다. 연준은 지난해 3월부터 꾸준히 금리를 올린 결과, 이번까지 10회 연속 인상했다. 이로써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이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제 활동은 1분기에 완만한 속도로 확대됐다"면서 "최근 몇 달간 일자리 증가는 견고했고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계와 기업에 대한 엄격한 신용 상황은 경제활동, 고용,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고 그 영향의 정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연준은 인플레이션 위험에 상당히 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제롬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방향 발표 전, 3월 이후 발생한 미국 은행들의 위기 이슈에 대해 먼저 말문을 열었다.
그는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건전하다"면서 "최근 발생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많은 교훈을 배우고자 했다. 두 번 다시 이런 에피소드가 발생하지 않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 은행들이 3월 이후 파산을 겪으면서 시장에 퍼진 하반기 미 경기 침체론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어 금리 인상 이유에 대해 "가능하면 지속적으로 인플레 2% 목표 달성을 위해서 충분히 제한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며 "좀 더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 여부 보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금리 인상 중단에 대해선 "오늘 중단 결정 내리지 않았다"면서 "3월 성명서에서 추가 정책 확인이 필요하면 할 것이다고 발표했었지만 이번 성명서엔 포함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플레) 2% 목표 유지하면서 기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할 것"이라며 "이는 상당히 의미있는 변화라고 생각하고, 절대 지금 이 순간 어떤 것을 기대한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회의 때마다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의 이번 조치로 한미 간 기준금리 차는 1.50∼1.75%포인트로 격차가 더 커졌다. 이로써 한·미 금리차는 역대 최대를 나타내게 됐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달 미국의 지속적인 금리인상에도 기준금리를 동결(3.50%)하면서 22년 만에 가장 큰 금리 격차를 나타냈다.
이에 한국 경제는 상당 기간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오는 25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 결정을 두고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