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심 깊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 vs 동결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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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심 깊은 한은, 기준금리 인상 vs 동결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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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김지훈 기자 |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올려온 한국은행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조만간 긴축을 완화할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대내외 변수가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3.5%인 기준금리를 인상할지 아니면 동결할지 금융권은 한은의 선택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은행 금통위는 오는 23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도달했다고 보며 동결을 예상한다. 기준금리 인하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한은의 입장에도 코픽스 금리는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또한 국내 경기 흐름이 이미 꺾인 상황으로 보고 정부도 경기둔화 우려를 표명하고 있어 한은 입장에서도 추가 긴축 부담이 높은 상황이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종료되었다고 판단하며 연말까지 현 수준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 경제지표가 한번 예상을 벗어나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됐다고 해서 통화정책의 변화를 줄 수는 없다"며 "기준금리는 당장 추가 인상도 향후 인하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은 2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며 "다만 기준금리 인상 흐름이 마무리됐다는 인상보다는 매파적 태도를 보이며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란 예상도 적지 않다.

최대변수는 물가다. 지난달 5.2%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에서 도통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하면서 물가를 더 자극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연료 가격이 올랐고 코로나19 이후 소비심리 확대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각종 생필품 가격이 올랐다. 한은의 입장에선 인플레이션이 부담스러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크다.

경기침체, 물가 상승 부담,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감 등으로 0.25%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짙은 이유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상황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연초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시장 예상치 웃돌면서 긴축 강화 우려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의 물가나 경기지표를 보면 3월, 5월 두 차례 정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베이비스텝을 더 밟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한은도 한 번 정도는 더 따라가야 할 텐데, 이번에 동결하면 시장이 인상 종결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다시 올리기 힘들다. 3.75%에서 인상기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의장의 굳은 의지도 무시할 수 없다.

그는 "두어 번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한 만큼 미국의 기준금리는 최종적으로 5.25%에 이를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면 역대 최대 수준인 1.75%포인트의 격차가 발생하게 된다. 이렇게 됐을 때 한국 경제는 상당 기간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절하(원/달러 환율 상승) 부담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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