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저점' 찍은 효성, 올해는 '고점'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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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저점' 찍은 효성, 올해는 '고점' 찍나?
  • 박준응 기자 pje@cstimes.com
  • 기사출고 2023년 02월 06일 07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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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박준응 기자 |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며 '저점'을 찍은 효성이 올해는 반등해 '고점'을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주요 계열사들을 둘러싼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고 수요 회복세도 예상보다 빨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효성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전년보다 89.9% 줄어든 6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보다 5.2% 늘어난 3조7193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에는 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영업손실률도 3분기 34.3%에서 4분기 41.2%로 확대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로 인해 효성티앤씨, 효성화학 등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악화하며 지분법 손익 부진이 지속된 영향이 컸다.

효성티앤씨는 매출 8조8827억원, 영업이익 12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적자는 면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1조4237억원) 대비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효성화학은 지난해 2조8786억원의 매출을 냈으나 3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하반기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연간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4분기에는 나란히 432억원, 9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효성첨단소재는 전년 대비 6.8% 증가한 3조841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9.0% 감소한 3151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감소세는 더 뚜렷하다. 상반기에는 타이어 보강재의 판매가 늘면서 1분기 1017억원, 2분기 976억원의 준수한 실적을 냈지만, 하반기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3분기 661억원, 4분기 498억원으로 수익 규모가 갈수록 줄었다.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효성중공업만 성장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효성중공업은 매출 3조5101억원, 영업이익 14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3.4%, 19.3% 증가한 수치다. 특히 영업이익은 사업 전 부문에서 수주가 확대되고 매출이 늘어나 2분기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하반기에도 3분기 561억원, 4분기 4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효성의 실적이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황 부진으로 '저점'을 찍은 만큼, 업황이 나아지는 올해부터는 다시 '고점'을 향해 달릴 것이라는 계산이다.

효성 관계자는 "프로판 가스 등 원재료 가격이 안정세로 접어들며 스프레드가 개선되고 있다"며 "중국 리오프닝 효과, 친환경 섬유 판매 확대 등으로 올해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의 별도 사업 부문에서는 주요 자회사인 효성티앤에스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효성티앤에스는 지난해 4분기 지속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221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 분기(44억원)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도 3214억원으로 전 분기(2766억원)보다 늘었다.

이처럼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버티는 힘'을 입증한 만큼,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효성티앤에스는 지난해 4분기 인도네시아, 호주, 대만 등 신규 수주를 통해 매출을 방어해냈다"고 분석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신흥시장 개척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화학 계열사들의 올해 전망도 밝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리오프닝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효성티앤씨는 섬유 시장의 시황 개선을, 효성화학은 원재료 가격 안정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각각 기대하고 있다. 효성첨단소재 역시 올해부터는 주력 제품의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말 주력 부문인 섬유 시장의 수요 회복 기조에 힘입어 3분기 적자전환의 충격을 딛고 4분기 적자 폭을 크게 줄인 바 있다. 실제 지난해 3분기 1108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은 4분기 432억원으로 개선됐고, 영업손실률도 5.1%에서 2.4%로 축소됐다. 관련 업계와 증권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의 수요 회복 기조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스프레드 확대 추세가 지속되며,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효성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89달러/톤까지 좁혀졌던 폴리프로필렌(PP)-프로판 스프레드는 4분기 112달러/톤까지 확대됐다.

다만, 베트남 설비 투자에 따른 재무 건전성 이슈는 여전한 부담이다. 일각에서는 스프레드 확대 폭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석유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가 부담 완화로 스프레드가 확대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수요 회복 정도가 얼마나 될지에 따라 그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며 "실제로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실적에 가시적인 영향을 줄 만큼 클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올해 사업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4분기 바닥을 확인한 만큼, 올해 1분기부터 다시 실적이 반등할 동인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위정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첨단소재의 주력제품인 타이어 보강재는 지난해 상반기 평소보다 높은 수준의 주문량 영향으로 하반기 이례적인 수준으로 판매량이 감소됐다"며 "전 분기 하락한 판매량과 판가는 전량 회복됐고, 타이어 보강재 생산가동률도 현재 100% 수준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51.5% 증가한 754억원"이라며 "강한 반등을 시현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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