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이정환‧이강홍 각자 대표 체제 닻 올려…위기 돌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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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 이정환‧이강홍 각자 대표 체제 닻 올려…위기 돌파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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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건설이 전략 전문가 이정환 실장을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고,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두산건설이 큐캐피탈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이후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했다. 기존 대표이사였던 안전 전문가 이강홍 전무와 더불어 전략통 이정환 실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경영쇄신을 본격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 8일 이사회에서 각자 대표이사에 이정환 전략혁신실 실장을 선임했다. 이를 통해 기존 이강홍 대표이사 전무와 각자 대표체제를 구축하면서 경영쇄신을 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정환 사장은 1970년생으로 올해 두산건설 전략혁신실 실장(전무)으로 부임한 전략·기획·마케팅 전문가다. 이전엔 글로벌 컨설팅 회사와 SK그룹, DL그룹 등에서 다양한 분야의 주요 보직을 거쳤다.

이번 인사에 대해 재계의 한 관계자는 "큐캐피탈이 내부 인사가 아닌 이 대표를 발탁한 것은 전문경영인으로서의 자질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전략통으로 알려진 만큼 경영쇄신과 더불어 위기돌파의 해법 찾기에 적임자로 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지난해말 두산건설 지분 52%를 인수하면서 새주인이 된 큐캐피탈의 행보도 관심을 끈다. 당초 큐캐피탈은 사모펀드 운용사의 성격상 재무적 투자에 집중한다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인수 협상과정에서 방향을 선회해 지난해 12월 두산건설 인수를 마무리하고 권경훈 큐로그룹 회장을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후 행보는 두산건설의 경영쇄신에 더 큰 열정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초 건설업계의 고민으로 떠올랐던 중대재해처벌법에 대응하기 위해 이강홍 전무를 대표이사로 선임하면서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한 것도 한 사례다. 이 전무는 두산건설 입사 후 안전 분양 전문가로 당시 최고안전책임자(CSO)였다는 점은 재계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후 두산건설은 분양성과 수익성을 고려한 선별 수주를 이어가면서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8667억원, 영업이익 497억원, 당기순이익 89억원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 아울러 수주 총액은 3분기 말 기준 7211억원이며, 수주잔고는 약 7조5000억원가량으로 향후 5년간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선별적인 수주정책과 원가개선 노력으로 영업이익은 2020년 3분기부터 9분기 연속 지속적인 흑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채비율도 235%로 지난해 연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재무구조 개선에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이에 두산건설은 권경훈 회장 중심에서 한발짝 물러나 이정환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기존 이강홍 대표와 시너지를 얻겠다는 구상을 실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970년생인 이정환 대표는 연세대에서 경영학과 학사와 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9년 미국 전략컨설팅 회사인 앤더슨 컨설팅에서 일을 시작한 뒤, 2002년 SK그룹으로 옮겨 다양한 직위를 수행하고, SK E&S에서 전략파트 임원을 역임했다. 이후 DL이앤씨로 자리를 옮기면서 경영관리 담당임원을 맡았고, 두산건설로 이직해 전략혁신실장이 됐다가 1년여 만에 대표이사직에 오르게 됐다.

빛고을에코에너지 발전소.
빛고을에코에너지 발전소.

업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건설은 주업인 주택사업 외에도 토목 민자사업과 친환경 연료전지 발전사업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어 이정환 대표가 전략전문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해 미래먹거리 발굴과 경영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기존부터 강점을 보여온 토목민자사업 분야사업에서는 지난 5월 '신림선 경전철 민간투자사업'과 '신분당선(용산~강남) 복선전철 민간투자사업 1단계(신사~강남) 구간'을 동시에 개통했다. 서부선도시철도사업(새절역~서울대입구역)과 서창~김포도로 등도 현재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있어 추가 수주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산건설은 최근 친환경 발전원으로 꼽히는 연료전지 발전사업에서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착공한 2543억원 규모의 인천 연료전지 사업이 지난해 상업 운전을 가동했고, 지난해 착공한 820억원 규모의 광주 '빛고을 에코에너지' 발전사업도 올해 9월 완공해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빛고을 에코에너지 사업은 세계 최초 LNG-LPG 듀얼모델을 적용해 연료가격 상승 등의 변동에 탄력적으로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다만 두산건설은 이같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대외적 리스크는 존재한다. 이 때문에 전문경영인인 이정환 사장과 이강홍 전무의 위기관리능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두산건설도 최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에 민감해진 공사 현장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단과 고금리 등으로 분양 중심 사업 구조가 악재를 맞고 있다"면서 "채권 회수가 장기 지연되고 있는 완공 현장이 다수 있어 손실이나 추가비용 발생 가능성을 꼼꼼히 모니터링해야 할 시점이라 전문경영인의 위기대응능력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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