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금리 격차 줄이기" 한은, 연속 '빅스텝' 밟나
상태바
"한미 금리 격차 줄이기" 한은, 연속 '빅스텝' 밟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컨슈머타임스 김하은 기자] 한국은행이 이달 12일과 11월에 예정된 두 차례의 금통위에서 연속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밟을 수도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 시사로 한미 간 금리 격차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연말까지 정책(기준)금리를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 이상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미 간 금리 차가 크게 확대될 것에 따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미 금리가 역전될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급격한 금리인상이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가 미국과의 격차가 벌어지지 않으려면 3.75% 수준까지 올려야한다고 보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재 2.5%에서 3.75%까지 올리려면 1.25%포인트를 인상해야 한다.

시장에서 이 같은 판단이 나온 것은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 속도 때문이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외국인 자금이 금리가 높은 미국 등으로 이탈할 경우 원/달러 환율과 수입물가가 고공행진할 수 있어서다.

문제는 한미 간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 연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2.25~2.50%에서 3.0~3.25%로 0.75%포인트 또 한 번 인상했다. 우리나라 현 기준금리 2.5%보다 무려 0.7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인상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에서 올해 말과 내년말 금리 수준 중간값은 각각 4.4%, 4.6%에 형성됐다. 결국 한은이 올해 남은 두 번 회의에서 1.25%포인트 인상해야 한다는 의미다.

즉 한은이 현재 2.5%인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려 최대 1%포인트 내외의 금리차를 유지하려면 연속 빅스텝 단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환율이 오르면서 원자재 가격도 오르고, 외환시장 변동성마저 확대되는 상황도 우려스럽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서만 장중 연고점을 11번 갈아치웠다. 올초 1100원대였던 게 1400원 선으로 9개월만에 약 30% 급등한 셈이다.

한은의 금리 인상 과정이 녹록지 않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 부동산 중심의 금융 불균형 현상은 한은의 금리 인상에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지난 1분기 기준 한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4.3%로 주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의 빠른 긴축 등 외부적인 충격으로 국내 대출금리가 치솟게 되면 부동산과 주식 등에 몰린 가계빚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한은은 지난달 22일 발표한 '금융안정 보고서'에서 부동산 가격이 지난 6월 말 수준에서 20% 떨어지는 것을 가정한 결과, 대출자가 보유 자산으로 부채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연준이 추가 자이언트 스텝을 예고하면서 한미 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한은도 이달엔 빅스텝을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다만 연말께 물가가 4%대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은 데다 경기침체 우려도 커지고 있어 연속 추가 빅스텝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