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중단 파문 "신혼집 잔금, 사채 끌어다 메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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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중단 파문 "신혼집 잔금, 사채 끌어다 메우라고?"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8월 18일 18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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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대출중단 파장… "용처 분명하면 가능"
   
 

주택구입자금 또는 전세자금 '예비대출자'들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시중은행들이 18일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했다는 소식이 나온 직후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용처가 분명하거나 이미 대출심사를 완료한 소비자들의 경우 예정대로 대출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 신한·우리·하나·농협 "신규대출 안 합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농협 등 대형 시중은행들은 이날부터 사실상 개인에 대한 대출을 전면 중단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위험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한 금융당국의 '극약처방'으로 알려졌다.

매달 3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가계대출이 지난달에만 4조3000억원으로 집계 되는 등 6월 말 발표된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단 해제시한은 각 은행별로 다르지만 최소 이달 말 까지는 유지가 되는 것으로 업계는 점치고 있다. 2금융권의 대출 형태는 이렇다 할 변화가 없다.

이에 따라 각 은행창구는 대출예정자들의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대출이 막혀 부동산 잔금해결이 불가능해 졌다는 푸념이 상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포털사이트 게시판과 블로그에도 이와 유사한 처지에 놓인 소비자들의 불만글이 실시간으로 줄을 잇고 있다.

한 네티즌(ID '블랙매냐')은 "당장 다음주 신혼집 잔금 치러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대출중단 소식을 접했다"며 "돈을 구하지 못한 서민들은 사채를 끌어다 써야 할 판"이라고 토로했다.

은행들의 이번 조치에는 대출심사기준을 대폭 강화한 내용도 담고 있어 서민들의 신규 '대출길'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다만 이미 심사를 완료하고 대출을 앞두고 있거나, 대출금 사용처를 명확히 밝히는 소비자들의 경우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대출중단이 아니라 대출된 자금이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대출이 제한되는 것"이라며 "주식투자나 정체가 불분명한 투자가 목적이 아닌 이상 주택담보 대출도 여전히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출심사를 통과한 고객들은 이번 조치(대출중단)와 무관하게 약속된 금액 전부를 대출받을 수 있다"며 "고정금리식 대출과 서민형 대출 등은 변함 없이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 '급전' 필요한 중소기업-개인 '치명타'

다만 이 관계자는 "본부의 대출심사 기준이 이전보다 매우 까다로워져 대출이 쉽지 않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농협과 하나은행도 비슷한 수준의 대출중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상태며 국민은행과 외환은행은 시장상황을 지켜본 뒤 편승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에서는 자금회전이 여의치 않은 중소기업과 더불어 당장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직접타격권'에 놓였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영역별 특성에 따른 별도의 구제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2금융권이나 사채시장이 몰려드는 대출희망자들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게 생겼다"며 "살인적인 고리대 같은 소비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만큼 금융당국은 시장 감시∙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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