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팀코리아 기조에 해외수주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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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팀코리아 기조에 해외수주 탄력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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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최근 현대엔지니어링이 대형 해외사업 수주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를 위해 국내 건설사들의 세계 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돕고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팀코리아' 기조를 밝혔고, 해외 수주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기업공개(IPO) 재추진을 위해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몸집 불리기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해외건설기업 CEO 간담회에 참석한 직후 올해 하반기 적극적인 해외 수주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규모가 큰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홍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투자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정부가 나서서 기업에 필요한 정책을 지원해 준다면 충분히 수주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며 "해외사업 외에도 신사업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CEO 간담회에서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를 위해선 우리 기업들이 세계 건설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기업들이 해외 진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정부가 앞장서서 해결하고 기업에 필요한 정책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새 정부 출범 후 5년 임기 내 500억달러 해외건설 수주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서도 민간·공기업·정부가 참여하는 '팀코리아' 진출을 확대하고 정부 간 협력 강화, 고위급 외교를 통해 수주를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주재한 해외건설기업 CEO 간담회.

아울러 최근 위축됐던 해외건설시장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지난 22일 기준 2022년 누적 해외건설 수주 통계를 분석한 결과 총 84개국 대상 181억9403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160억8571만6000달러)보다 21억831만4000달러 늘었다. 수주 건수도 총 345건으로 18% 증가했고, 시공 건수도 7% 늘어난 2212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현대엔지니어링은 16억65만7000달러로 국내 건설사 중 삼성물산(49억9922만1000달러)과 삼성엔지니어링(23억9482만달러)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4위에서 한 단계 올라선 순위다.
 
주요 수주 사업으로는 인도네시아 롯데 뉴 에틸렌 석유화학단지 프로젝트(7억5946만달러), 폴란드 SK넥실리스 동박공장(2억6751만달러), 미국 조지아 트랜시스 변속기공장 신축공사(7300만달러) 등이 눈에 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유가 상승과 함께 중동에서 신규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신용등급이 우수하고 부채비율 낮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에는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동에서 재개되는 대형 건설 프로젝트로는 5000억달러(약 658조7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친환경 스마트 도시 건설 사업 '네옴시티 프로젝트'가 첫손에 꼽힌다. 사우디 북부 타부크 일대에 건설될 미래형 스마트 도시인 '네옴 시티'의 면적은 서울의 44배에 해당하는 약 2만6500㎢다. '네옴'은 '새로운(New)'을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네오(Neo)'와 '미래'를 뜻하는 아랍어 '무스타크발(Mustaqbal)'의 M을 합친 것이다.

'네옴 시티'에 투입될 총 사업비 가운데 1단계 건설 사업에만 3200억달러(약 427조9680억원)가 쓰이고, 이 중 50%가량은 사우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 기금에서 조달된다는 점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을 비롯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치열하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어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를 노릴 만한 대형 프로젝트는 천연가스가 풍부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GTL(Gas To Liquid) 플랜트 개발이다. 천연가스를 가공해 디젤, 케로젠, 나프타 등 고부가가치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석유화학 플랜트로 미래가치가 상당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네옴 신도시가 들어설 사우디 홍해변.

강경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상승세에 따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재정수지도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면서 "나라 살림이 나아지면 미래발전을 위한 투자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라 중동에서 시공경험 많은 국내 건설사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기획재정부도 국토교통부와 함께 해외건설 수주 동향과 대응 방향 논의를 활발히 하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제6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최근 중동 산유국의 발주증가가 예상되는 등 해외건설 수주 확대의 기회요인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이 한팀이 돼 유망지역 프로젝트 발주동향을 파악하고 다각적 채널을 활용해 수주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건설 수주 활성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토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시장 악화로 연기한 IPO를 재추진하기 위해 기업 가치를 더 끌어올리려 할 것"이라며 "이 가운데 포화상태에 가까운 국내 정비사업 수주보다는 오히려 상반기부터 회복세에 들어간 해외시장 회복과 신사업 추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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