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주'가 뭐길래…GS25는 웃는데 점주는 울었다
상태바
'원소주'가 뭐길래…GS25는 웃는데 점주는 울었다
  • 안솔지 기자 digeut@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7월 22일 07시 54분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높은 수요 대비 물량 부족 심화…점주·아르바이트생들 현장 스트레스 '호소'

[컨슈머타임스 안솔지 기자] 편의점 GS25가 선보인 박재범의 '원소주스피릿'이 판매 개시 일주일 만에 초도 물량 20만병이 완판되는 인기를 얻고 있다.

GS25는 원소주스피릿이 부동의 주류 매출 1, 2위인 카스와 참이슬후레쉬를 넘어섰다며 편의점 주류의 새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이 '원소주스피릿' 독점 판매 효과를 톡톡히 보며 축제 분위기에 젖어 있는 반면, 현장의 목소리는 조금 다르다.

서울 용산구에서 GS25를 운영하는 A 점주는 "남녀노소 세대를 불문하고 원소주를 찾는 사람들이 많은데 물량이 워낙 적어 죄송한 마음"이라며 "하루에 4병씩 밖에 발주가 안되는데 왜 이렇게 대대적으로 홍보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점주 B씨(서울 관악구)는 "새벽부터 원소주를 사겠다며 찾는 손님들이 많은데 팔 수 있는 물량이 없다"며 "일주일에 6병 밖에 못 파는 상품이라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 GS25 매장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 C씨는 "포켓몬 빵이 잠잠해지는가 했더니 이젠 원소주로 난리가 나더라"며 "물량이 없는데 찾는 사람은 여전히 많이 매번 재고가 없다고 설명하는 것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같이 원소주스피릿 판매를 두고 점주와 아르바이트생 등 현장 근무자들의 볼멘소리가 이어지는 것은 매장에 풀리는 판매 물량이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원소주는 지난 2월 팝업스토어를 통해 공식 출시 당시 '오픈런'을 일으킬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이후 온라인 판매 전환 후에도 하루 최대 2000병으로 제한된 수량이 판매 개시 즉시 완판된 정도로 수요가 높다는 것이 증명된 제품이다.

GS25 역시 '모두가 기다린 핫 아이템', '오픈런템'이라는 표현을 통해 원소주스피릿 독점 판매를 홍보했다. 하지만 대대적인 홍보를 펼친 것과 달리 높은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충분한 물량 확보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GS25는 원소주스피릿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점포 별 하루 최대 입고 수량을 4병으로 정했다. 상품은 매주 화요일, 목요일, 토요일에만 들여놓을 수 있어 총 12병이 입고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난 18일 입고 수량을 절반으로 줄였고 19일부터는 아예 발주를 중단했다.

이후 GS25 관계자는 "고객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기보다 조금씩이라도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사와 논의를 통해 오는 22일부터 다시 2병씩 발주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만 판매 개시 단계에서 공언한 하루 4병 입고 시스템을 회복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S25 측은 물량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증류주 제품의 특성상 생산에도 시간이 많이 걸려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GS25는 점주와 아르바이트생 등 현장 근무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입장에서도 당사자들과 괴리를 보였다.

GS25 관계자는 "원소주스피릿 자체가 GS25 독점으로 판매되다 보니 이를 찾는 고객들이 많아 어려움을 겪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하다보니 경영점주 입장에서는 좋으실 것"이라며 "물량이 많이 공급돼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GS25도 알다시피 증류주 특성 상 대량공급이 어렵다는 점을 간과한 것 같다"며 "물량 부족으로 큰 수익도 내지 못하고 현장에서 고객과 씨름해야 하는 점주들의 입장을 세심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투데이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