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에 재산 은닉' 한국타이어 총수일가…45억 세금소송 1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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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 재산 은닉' 한국타이어 총수일가…45억 세금소송 1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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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한국타이어그룹 총수 일가가 재산을 스위스에 은닉한 뒤 금융 소득을 신고하지 않아 40억원대 세금을 부과받고 행정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과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두 사람은 조 명예회장이 1990년 스위스의 한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뒤 2014년까지 스위스와 룩셈부르크에 개인 또는 부자 공동명의로 총 5개의 계좌를 개설하고 자산관리계약을 맺어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밝혀졌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세무조사를 통해 두 사람이 2008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 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종합소득세 신고에 누락했다고 판단하고 2019년 종합소득세와 가산세를 부과했다.

이에 조 명예회장에게 19억8000여만원, 조 고문에게 26억1000여만원 등 총 45억90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들 부자가 냈어야 할 종합소득세에 부당과소신고 가산세 40%를 더한 금액이다.

이는 국세기본법 상 납세 의무자가 납부해야 할 세액을 부정하게 축소 신고한 경우 납부해야 할 세액의 40%에 해당하는 가산세를 내야 하는 부당과소신고 가산세에 해당된 것이다. 부정행위가 아닌 단순 신고 누락의 경우 10%의 일반과소신고 가산세가 부과된다.

조 명예회장 등은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이후 지난 2021년 1월 "부당과소신고 가산세가 아닌 일반과소신고 가산세를 부과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두 사람은 "해외금융계좌를 개설해 자산을 예치하고 수익을 낸 투자행위는 합법적이고, 금융소득을 얻는 과정에서 세법상 신고를 누락했을 뿐 금융소득을 은닉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위를 한 바 없다"며 "부정행위를 했다고 보고 부당과소신고 가산세를 적용한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재판부는 "원고들이 금융소득을 단순히 축소 신고한 것이 아니라 고의로 '재산 은닉 또는 소득 은폐'를 했다"며 "조세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부정행위를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계좌들은 1990년 처음 스위스 은행에 원고 조양래 명의로 첫 계좌가 개설된 이래 2016년 3월까지 4개의 해외은행에 4개의 금융계좌를 추가 개설해 운용하고 20년 넘게 신고하지 않았다"는 점도 짚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스위스나 룩셈부르크 현지와 관련성이 발견되지 않고, 조세 회피 목적을 제외하고는 거액의 현금을 주고받기 위해 국내가 아닌 해외 은행을 이용해야 할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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