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베트남 시공‧투자 확대…해외시장 개척 신모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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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베트남 시공‧투자 확대…해외시장 개척 신모델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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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가운데 왼쪽)이 팜 빙 밍 베트남 수석 부총리(가운데 오른쪽)과 면담하고 있다.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대우건설이 중흥그룹의 적극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베트남 시장에서 시공사업뿐만 아니라 투자사업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베트남은 해외 수주 시장 가운데 비중이 커지고 있는 데다 베트남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건설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대우건설은 홍콩 투자회사와의 협업을 통해 디벨로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베트남 물류사업도 확대해 새로운 해외 시장 개척 모델을 모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대우건설 해외부동산개발 실무진들이 지난 23일 베트남을 방문해 현지에서 추진 중인 사업 현안을 점검했다.

정원주 부회장은 지난 22일 팜 빙 밍 베트남 수석 부총리를 면담하고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사업의 진행 과정과 신규 투자 확대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정 부회장은 "동남아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에서 신도시, 산업, 물류단지 등의 부동산 개발사업과 물류, ESG인프라, 에너지 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베트남의 경제성장 및 고용창출에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말로 베트남 정부의 적극적 지원을 요청했다.

아울러 정 부회장은 응웬 찌 중 기획투자부 장관과도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는 베트남에서 스타레이크시티 신도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대우건설과 한국내 신도시 개발사업의 경험이 풍부한 중흥그룹의 시너지를 통해 베트남 내에서 신도시 개발 사업뿐만 아니라 플랜트·토목·건축분야 건설, 베트남 기업에 대한 지분투자 등 다양한 형태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비전을 전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정원주 부회장이 베트남 고위 관계자들과 면담을 통해 현지에서의 사업 확대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다양한 사업 추진 기회를 확보하는 게 가능해졌다"면서 "대규모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는 베트남에서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한 성과를 보여 대우건설의 입지를 넓힐 것"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이처럼 베트남 시장에 정성을 쏟는 것에 대해 "전통적 수주밭인 중동의 발주처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대우건설은 베트남이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인프라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보여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 자료를 통해 살펴보면 이달 24일 기준으로 올해 전 세계에서 가장 진출이 활발했던 국가가 베트남이다. 베트남 51개 발주처에서 체결한 수주 건수는 총 32건이다. 전년 신규 건수(44건)보다 숫자는 줄었지만 계약금액으로는 올해 총 14억2386만9000달러에 달하는 수주액을 기록하면서 작년 한 해 전체 수주액(16억1977만9000달러)에 근접한 상황이다.

올해 수주액으로만 살펴보면 베트남은 이미 인도네시아(24억3539만달러)에 이어 전 세계 2위를 달성했고, 침체된 중동지역(16억5599만달러)에 근접한 수준까지 괄목성장했다.

대우건설은 베트남에서 올해 초 2억4899만달러 규모의 하노이 스타레이크 시티 B3CC1 복합개발사업을 수주하면서 베트남 정부에 눈도장을 찍은 바 있다.

베트남 정부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에 발맞춰 사회경제개발계획(SEDP, 2021∼2025)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이미 베트남 기획투자부가 인프라 개발을 위해 약 1237억달러 규모의 공공부문 인프라 투자계획(2021∼2025)을 구체화하고 있고, 베트남 교통부도 430억달러~650억달러 규모의 교통인프라 마스터플랜(2021∼2030) 초안을 발표한 상황이다.

대우건설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시공뿐만 아니라 디벨로퍼 사업 등 신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 마련에 들어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3월말 IMM인베스트먼트글로벌과 펀드를 조성해 거점시장인 베트남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양사가 각각 2억달러를 투자한 4억달러 규모의 코퍼레이션파트너십펀드(코파펀드)다. 대우건설은 투자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사정에 밝은 IMM인베스트먼트의 홍콩법인인 IMM인베스트먼트글로벌을 파트너로 맞아들인 것이다.

코파펀드는 국내기업의 해외기업 인수합병(M&A)나 투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연기금 등이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해 협업하는 형태의 펀드를 뜻한다. 이를 통해 재무적투자자는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고 전략적투자자(SI)는 핵심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핵심이다. 

대우건설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에서 물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인프라 관련 유망 기업 및 우량 자산에 공동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베트남 내 물류사업을 신사업 중점분야로 선정한 것도 계획의 일환이다.

대우건설이 베트남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물류사업은 일명 콜드체인이다. 냉동·냉장의 저온 유통을 통해 제품의 품질, 안전을 보장하는 시스템으로 농축수산물, 식료품, 의약품 등은 온도에 따라 품질이 변화할 수 있어 이런 유통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베트남 콜드체인 시장규모는 지난해 기준 18억달러로 추산된다. 베트남은 어패류, 신선과일류, 채소류 등 수입이 늘어나면서 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업성이 있다면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더 적극적으로 이뤄갈 것"이라며 "이전까지 주력하던 시공뿐만 아니라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전통적 주택사업부문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해외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에는 중흥그룹의 의지도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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