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1분기 선방…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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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1분기 선방…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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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사진=김지훈 기자]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사진=김지훈 기자]

[컨슈머타임스 장용준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이 대외 악재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부터는 더욱 뚜렷한 개선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정의선 회장이 주창한 '퍼스트 무버'를 실현하기 위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라이벌로 꼽히는 테슬라 외에도 유럽계의 선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와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25일 서울 본사에서 2022년 1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실시했다. 1분기 실적은 IFRS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6% 증가한 30조289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6.4% 증가한 1조9289억원이었다.

현대차는 1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90만294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해 9.7% 감소한 수치다.

국내 시장에서는 아이오닉 5, 캐스퍼, G90 등 SUV 및 제네시스 신차의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및 중국 일부 지역 봉쇄로 인한 부품 부족이 이어져 전년 동기 대비 18.0% 감소한 15만2098대를 판매에 머물렀다.

해외 시장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차종의 높은 인기를 누렸으나 유럽 권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장 판매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약세를 보여 전년 동기보다 7.8% 줄어든 75만847대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2022년 1분기 경영실적과 관련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및 기타 부품 공급 차질에 따른 생산 부족 영향 지속으로 1분기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면서도 "영업이익은 판매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SUV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과 선진국 중심의 지역 믹스 개선에 우호적인 환율 효과까지 더해져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은 상황으로, 이에 따라 인센티브 하락세가 지속됐다"면서 "반도체 공급 이슈 상황은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여기에 더해 중국 일부 지역 봉쇄에 따른 부품 수급 불균형 및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이 향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향후 경영환경 전망과 관련해 "글로벌 팬데믹 상황의 진정과 반도체 부족 사태의 점진적인 안정화를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중국 일부 도시 봉쇄 결정으로 인한 부품 수급 불균형 현상의 지속, 국가 간 갈등 등 지정학적 영향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어려운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변동성 확대 및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도 경영활동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업계의 관심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주창한 글로벌 전기차 업계 '퍼스트 무버' 도약에 쏠려 있다. 이미 연초부터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개발 본격화와 도전적인 중장기 판매 목표 제시 등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업계 퍼스트 무버로 도약하고자 한다는 큰그림을 그린 바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국가들의 환경규제 강화와 친환경 인프라 투자 증가, 친환경차 선호 확대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를 중심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생산 및 판매 최적화를 통한 판매 최대화 △고부가 가치 차종 중심의 믹스 개선을 통한 점유율 확대 및 수익성 방어 △GV60, GV70 전동화 모델, 아이오닉 6 등 주요 신차의 글로벌 출시를 통한 전기차 라인업 강화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재천명했다.

[사진=김지훈 기자]

기아도 이날 서울 양재동 기아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22년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1분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7% 증가한 18조357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도 49.2% 상승한 1조6065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과 관련해 "반도체 공급 부족 지속과 국제정세 악화로 인한 부품 수급 차질로 일부 생산이 제한되며 도매 판매가 감소했다"면서도 "높은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고수익 차량 중심의 판매 구조를 확보하고 인센티브 축소를 통한 '제값 받기' 가격 정책을 통해 평균 판매가격이 상승한데다, 우호적 환율 영향이 더해져 매출과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특히 친환경차 판매와 관련해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EV6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고, 친환경 브랜드 이미지 강화로 서유럽 전기차 시장 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기아의 1분기 기아의 글로벌 판매는 국내에서 전년 대비 6.5% 감소한 12만1664대를 기록한 반면, 해외에서 전년 대비 0.7% 증가한 56만4075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0.6% 감소한 68만5739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친환경차 판매 확대와 관련해 실적을 분석했다.

기아의 올해 1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11만43대로 전년 대비 75.2% 증가했고,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15.8%를 기록, 전년 대비 6.9%포인트 확대됐다.

유형별로는 △니로‧쏘렌토‧스포티지 등으로 구성된 하이브리드가 5만1025대(전년 대비 68.7% 증가) △니로‧씨드‧쏘렌토 등을 중심으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1만5868대(전년 대비 4.3% 증가) △EV6와 니로 EV 등 전기차가 4만3150대(전년 대비 148.9%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국내와 서유럽(EU+EFTA) 시장에서는 기존 전기차 대표 모델인 니로 EV의 판매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한 EV6 판매까지 더해져 전기차 판매 비중이 각각 국내 7.6%(지난해 2.7%), 서유럽 16.1%(지난해 10.6%)로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 리서치 기관인 '자토(JATO)'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2월까지 서유럽 시장에서 총 1만4269대의 전기차를 판매, 점유율 8.7%를 기록하며 테슬라(10.0%)에 이어 전기차 판매 2위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기아는 친환경차 시장과 관련해서는 EV6 등 주요 전기차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호평,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적인 전기차 신 모델 출시 등으로 인해 전기차 판매가 더욱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는 유럽 올해의 차에 오르며 최고 수준의 상품성을 입증한 EV6를 비롯해 신형 니로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집중해 전기차 수익성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서의 브랜드 입지와 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사진=장용준 기자]
기아 EV6 언플러그드 그라운드. [사진=장용준 기자]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7만6801대로 전년 같은 기간(4만4460대)보다 73% 폭증했다. 국내에서는 전년 대비 155% 늘어난 2만2768대, 해외에서는 전년 대비 52% 증가한 5만4033대가 판매됐다.

이에 반해 올해 1분기(1∼3월)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전기차는 5278대로 이 가운데 테슬라의 점유율은 51.2%(2676대)였다. 전기차 하면 테슬라라고 불렸던 지난해 1분기 점유율은 79.7%였기에 이보다 28.5%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같은 기간 유럽계를 중심으로 한 수입차 브랜드 전기차의 점유율이 지난해 1분기 20.3%에서 48.8%(2576대)로 대약진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강자 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1분기 EQA 466대, EQS 176대, EQC 86대 등 728대를 팔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7배나 증가하면서 점유율도 13.8%로 올라섰다.

BMW도 ix3 등의 판매 호조로 총 450대를 판매하며 8.5%의 점유율을 기록했고, 포르쉐도 타이칸을 필두로 405대의 전기차를 팔아 점유율 7.7%를 기록했다.

아우디, 미니, 폴스타와 볼보, 푸조 등도 예전과 달리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가 퍼스트 무버를 선언하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고, 미국 시장 점유율도 확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내 시장에서 과거 테슬라와 양강체제가 내연기관 강자들과의 대결로 확장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집토끼를 잡는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유럽 시장은 14개국에서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에 이어 판매 순위 3위를 차지했는데 이는 테슬라를 앞선 것이다.

정 회장이 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목표는 2030년 총 307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12% 달성에 맞춰져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제네시스 포함 17종 이상의 라인업을 갖춰 187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할 계획으로 올해 아이오닉 6를 출시하고, 2024년에는 아이오닉 7도 출시 예정이다. 기아는 2027년까지 14종의 제품을 출시해 2030년 120만대의 전기차 판매 계획을 세웠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이는 것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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