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바쁜 기업은행, 인사 올스톱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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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바쁜 기업은행, 인사 올스톱 속내는
  • 곽호성 기자 apple@cstimes.com
  • 기사출고 2022년 04월 13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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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파이낸스타워 [사진=곽호성 기자]
IBK파이낸스타워 [사진=곽호성 기자]

[컨슈머타임스 곽호성 기자] 현재 IBK기업은행(기업은행) 주요 임원 인사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은행 인사권은 금융위원회가 갖고 있다. 임기를 마친 임원들 대신 새 임원을 빨리 보내 은행 발전을 위해 뛰게 해야 하지만 금융위원회에서 대우조선해양 '알박기 인사' 논란 등으로 인해 결정을 멈추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선 올해 하반기나 돼야 기업은행 인사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런 금융위원회의 정치 권력 눈치보기 때문에 기업은행의 발전이 늦어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26일 임기가 끝난 신충식·김세직 사외이사의 후임자를 뽑지 못하고 있다. 국책은행인 기업은행 임원을 뽑으려면 은행장이 임원 후보를 제청해야 하고, 금융위원장이 임명해야 한다. 

지난 11일 기준 기획재정부는 기업은행 지분 63.74%를 갖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분 5.75%를 보유하고 있다. 기업은행 소액주주 지분율은 대략 30% 정도 된다. 기업은행은 소액주주 지분이 30% 정도되기 때문에 주가를 세심하게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당연히 기획재정부는 기업은행을 발전시키려 해야 한다. 그러자면 기업은행 인사가 원활하게 진행돼야 한다.    

하지만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캐피탈, IBK투자증권, IBK신용정보 등 3개사에선 임기를 마친 대표들이 계속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IBK시스템과 IBK연금보험 최고경영자(CEO) 임기도 각각 이달 19일과 23일 끝난다. 

금융권 인사들은 기업은행 인사가 지연됨에 따라 기업은행 8개 자회사 가운데 5곳에서 경영 공백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경영 공백이 생긴 자회사들은 민간 금융사들과 경쟁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경영 공백은 당연히 이들 자회사들의 경쟁력을 깎아먹게 된다. 자회사들의 경쟁력 하락은 모기업인 IBK기업은행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금융권 일각에선 대우조선해양 '알박기 인사' 논란 때문에 금융위원회가 산하 기관 인사를 전면 보류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민간 금융사들과 경쟁해야 하고 소액주주 지분도 적지 않은 기업은행 인사를 막아 버린 것은 지나치지 않느냐는 반발도 작지 않다. 

금융위원회의 기업은행 인사 보류 조치와 관련해 기업은행 노동조합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금융권 일각에선 금융위원회의 권력 눈치보기 때문에 기업은행 노동조합 내부에 불만이 쌓이고 있어 기업은행 노사관계가 다시 불안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노조는 노조추천이사제를 추진하고 있다. 그런데 3월 사외이사 만료일이 지나갔다. 노조추천이사 같은 경우에는 3년째 요구하고 있는 사항"이라며 "사외이사 임기가 원래 3월말에 만료됐는데 노조 추천이사제도 결론이 나지 않고 있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금융권 인사들은 기업은행 인사 중단 문제와 관련해 기업은행 인사가 정치 논리에 휘말리면 안되며 철저히 경영 논리를 따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사외이사는 영향력 행사를 할 수 있으나 실질적 이사는 아니다. 경영진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까지 차기 정부의 눈치를 본다는 것은 좀 심한 편"이라며 "경영이 정치적 영향을 안 받을 수는 없지만 정치 논리에 경영이 지배되면 안 된다. 본연의 경영 논리로 가야 한다. 인사까지 정치 논리에 휘말리는 것은 대가를 치를 가능성이 많으므로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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