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판매-배달물량 '품절'… "우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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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판매-배달물량 '품절'… "우유가 없다"
  • 김재훈 기자 press@cstimes.com
  • 기사출고 2011년 07월 14일 0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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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 사육 줄어 집유차질 '쥐꼬리' 공급 대책 전무… "하반기 풀릴 것"
   
 

집으로 우유를 배달해 마시는 강모(경기도 김포시)씨는 최근 제품대신 배송업체 측으로부터 사과의 뜻이 담긴 엽서 한 장을 받았다. 확보된 우유가 부족해서 배달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지난해 말부터 구제역이 본격화 했음에도 불구하고 경험해 보지 못했던 낯선 풍경이었다. 강씨는 같은 날 오후 집과 가까운 대형마트에 들러 우유를 구입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매장에는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구만이 붙여 있었다.

강씨는 "우유를 먹기가 너무 힘들어진 것 같다"며 "머지 않아 우유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행렬을 보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 젖소 사육두수, 구제역 이전 대비 6.7%↓

구제역 여파에 따른 '우유대란'이 하반기 소비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늘어난 소비량 대비 집유량이 크게 떨어진 상태가 원인으로 분석됐다. 일종의 구제역 후유증이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가축동향조사에 따르면 2분기의 젖소 사육두수는 40만3000마리로 전분기대비 1.8% 늘었다. 구제역 발생 전인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6.7%나 감소한 수치다. 구제역 이전수준의 집유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유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는 공급사정이 나쁘지 않았다. 낙농진흥회가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5월초 기준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은 5282t으로, 지난해 같은 달(5679t)의 93% 수준까지 올라왔다.

구제역으로 찜찜했던 소비자들이 우유 소비를 꺼렸고, 이 때문에 평소 우유 소비량이 생산량의 90%를 밑돌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우유소비가 시들해지는 여름이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것도 상반기 우유 부족현상을 초래하지 않았던 이유로 꼽히고 있다.

문제는 우유 소비심리가 살아나면서 생산량을 넘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구제역이 본격적으로 소강상태로 접어 들어 '적극 소비층'이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치즈, 발효유 등 유제품의 연쇄적 가격상승까지 일각에서 점쳐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비용압박 심리를 크게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달 말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우유, 동원데어리푸드 등 4개 치즈 제조∙판매사가 일부 유제품 가격을 담합했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바 있어 당장의 가격상승은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힘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공급난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대형 마트에는 우유가 구제역 이전에 비해 적게 납품되고 있어 결품률이 나타나고 있다"며 "집유량이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방학-계절적 비수기… 하반기 풀릴 것"

그는 "우리(서울우유)만 놓고 보면 지난해 상반기 1900t수준의 집유량을 기록했었는데 7월 현재는 1600t수준으로 300t가량 (집유량이) 줄었다"며 우유 공급부족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초∙중∙고교가 본격적으로 방학을 하게 되면 학교 급식으로 들어가던 우유가 남아 공급시장에 숨통을 틀 것"이라며 "계절적으로도 여름은 우유소비의 비수기라 걱정할 만한 공급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이르면 올해 말쯤 분기별 집유량인 1900t을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다행이라는 식의 반응이 적지 않다.

직장인 임모씨는 "아이에게 줄 우유를 사기 위해 대형마트를 방문했으나 (우유재고가 없어) 허탕 친 적이 여러 번 있다"며 "앞으로는 (우유 공급) 상황이 많이 나아진다고 하니 가격이 오른다거나 우유가 없어서 못 먹는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아 안심이 된다"고 밝혔다.

컨슈머타임스 김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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